미국증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분기 성적

입력 2020-04-0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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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지수, 1분기 20%로 12년 만에 최대폭 하락…다우지수는 23% 폭락으로 1987년 이후 최악

▲뉴욕증시 S&P500지수 분기별 등락률 추이. 단위 %. ※음영 부분은 리세션. 올해 1분기 마이너스(-) 20%.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증시 S&P500지수 분기별 등락률 추이. 단위 %. ※음영 부분은 리세션. 올해 1분기 마이너스(-) 20%.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증시가 적어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분기 성적을 나타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초래한 전례 없는 경제 셧다운에 투자자들이 앞다퉈 주식을 팔아치운 영향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증시 S&P500지수는 이날 전일 대비 1.6% 하락한 2584.59로 마감해 올해 1분기 하락폭이 20%로, 지난 2008년 4분기의 마이너스(-) 22.5%에 이어 가장 컸다.

30개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지난 1분기에 23% 폭락해 ‘블랙먼데이’를 연출했던 1987년 이후 최악의 분기 성적을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올해 1분기를 14% 하락으로 마무리했다.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이런 사태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연초 미국과 중국이 1차 무역합의문에 서명하면서 세계 경제와 시장이 완만하게 반등하고 주요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사태가 이런 전망을 무너뜨렸다. 많은 투자자가 초기에 이 전염병이 중국에만 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국 전 세계 경제활동이 거의 멈추게 됐다.

이에 투자자들은 주식에서 원자재, 신흥국 채권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가진 거의 모든 자산을 팔아치웠으며 11년으로 미국 역사상 최장기 강세장이 순식간에 끝났다. 심지어 주가가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치면서 전체 시장 거래를 멈추는 사용이 매우 드문 메커니즘인 서킷브레이커도 여러 차례 발동됐다고 WSJ는 전했다.

머니매니저와 투자전략가들은 언제 이런 최악의 장세가 끝날지 예측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숀 스나이더 씨티퍼스널웰스매니지먼트 투자전략 대표는 “우리는 정말로 전례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지난 몇 주간 일부 고객이 증시가 바닥에 가까운지 그리고 시장에 돈을 다시 넣을 시기가 됐는지 등을 물었지만 나와 다른 사람 모두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특히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매일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현재 불확실성은 여전히 막대하다”며 “V자형 회복세가 올 것인가 또는 우리 생각보다 불황이 더 오래 지속될 것인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유가전쟁까지 겹치면서 에너지 부문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1분기 S&P500 에너지업종지수 하락폭은 51%에 달했다. 엑손모빌 주가가 46%, 셰브론이 40% 각각 폭락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 주가가 각각 30% 이상 하락하는 등 금융주도 맥을 못 췄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증시 성적도 매우 부진한 모습이었다. 범유럽 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지난 분기에 23% 하락해 2002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도 1분기 약 22% 빠져 2008년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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