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5조 원을 돌파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법인세 납부도 2조 원을 넘겨 사상 처음으로 2조 클럽에 등극했다. 외환보유액이 급증했고, 미 연준의 보험성 금리인하가 이뤄지면서 외화자산에 대한 운용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외환보유액이 4088억16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1억2200만 달러 증가하면서 유가증권에 대한 이자(6844억 원)와 유가증권매매익(1조3858억 원)이 늘면서 영업수익이 2조5931억 원 증가했다.
반면, 외환보유액 증가에 통화관리비용도 늘었지만 소폭에 그쳤다. 실제 통화안정증권(통안채) 이자 비용은 전년 3조581억 원에서 3조1372억 원으로 791억 원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영업비용은 9조512억 원으로 전년(9조5310억 원) 대비 4798억 원 감소했다.
법인세 등으로 납부한 금액은 2조44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조815억 원) 대비 9626억 원 급증한 것이다. 직전 최고치는 2001년 1조9141억원(2013년 1월 회계정책 변경 전 기준)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이 늘어난 데다 지난해 해외 쪽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유가증권 매매이익도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19년 말 현재 총자산 규모는 492조5748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2조7298억 원 감소했다. 이는 외환평가조정금이 원·달러 환율 상승 등 영향에 전년 대비 11조461억 원 감소한 4조3865억 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반면, 유가증권과 예치금, 어음대출 잔액은 각각 392조599억 원( 10조7865억 원), 19조8980억 원( 4238억 원), 15조5684억 원( 1조4825억 원)을 보였다.
부채규모는 474조502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5조7933억 원 줄었다. 항목별로는 화폐발행, 예금, 환매조건부매각증권 잔액이 각각 125조6989억 원( 10조3094억 원), 130조456억 원( 3조69억 원), 8조 원( 3조 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통안채발행은 164조6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7조5742억 원 감소했다.
한은은 당기순이익 중 30%인 1조5939억 원을 법정적립금으로 적립했고,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 목적으로 339억 원을 임의적립금으로 적립했다. 나머지 3조6853억 원은 정부에 세입으로 납부했다. 2017회계연도 당기순이익 처분 후 적립금 잔액은 14조8054억 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