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美회계감독위에 딜로이트 안진 고발

입력 2020-03-3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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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이 미국 회계 감독기구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고발했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FMV(공정시장 가치)'를 산출하는 데 있어 준수해야 할 기준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평가 업무 기준 위반으로 고발했다.

교보생명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적정 FMV 산출하는 데 있어 평가 업무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결국 이로 인해 주주 간 분쟁이 장기화하며, 경영 안정성과 평판이 저하되는 등 유무형의 영업상 손해가 발생해 회사 차원에서 고발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회계법인의 선관주의 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 및 징계 수위가 높다는 점도 작용했다.

교보생명 최대 주주는 2012년 9월 어피니티 컨소시엄 등 재무적투자자(FI)와 풋옵션이 포함된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FI는 풋옵션을 행사했고, 최대 주주는 계약의 적법성, 유효성에 문제가 있음을 근거로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현재 국제상사 중재위원회(ICC)에서 중재 절차 중이다.

FI의 풋옵션 행사 시점은 2018년 10월 23일이다. 딜로이트는 FMV를 산출하면서, 행사 시점이 아닌 2018년 6월 기준 직전 1년의 피어그룹 주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간에는 삼성생명, 오렌지라이프 등 주요 피어그룹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가 포함돼 있다, 딜로이트가 산출한 가격은 주당 40만9912원이다.

교보생명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딜로이트 글로벌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소송 준비를 마쳤고, 곧 소장을 접수할 방침이다.

이번 고발 및 소송 조치는 교보생명이 '회사의 영업손실 최소화를 위한 검토사항'을 통해 공시한 내용이다. 또한 현저히 낮을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만일 ICC 중재 판정부가 어피니티 컨소시엄의 주장을 모두 수용해 최대 주주에게 주당 40만9912원에 매수하라고 판정하고, 최대 주주가 충분한 자금 조달을 하지 못하는 상황마저 동시에 발생할 경우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금융당국 공시 의무 대상에 해당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회사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며 "이번 고발 조치와 향후 진행될 소송 또한 고객, 투자자, 임직원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해 기업가치의 안정성을 제고하고자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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