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전월보다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주로 대면거래가 필요한 산업을 중심으로 지표가 악화했다.
통계청은 31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전산업생산이 전월보다 3.5% 감소했다고 밝혔다. 소비는 6.0%, 설비·건설투자는 각각 4.8%, 3.4% 줄었다.
전산업생산 감소 폭은 2011년 2월 이후 9년 만에 최대치다. 광공업생산은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8년 12월 이후, 서비스업생산은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가 3.1% 늘었으나 자동차는 27.8%, 기계장비는 5.9% 감소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중국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품 수급 문제로 자동차 생산이 크게 감소했다”며 “자동차는 전후방 연관효과가 커 기계장비 등 생산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생산은 금융·보험에서 2.1% 늘었으나, 숙박·음식점에서 18.1%, 운수·창고는 9.1% 급감했다. 운수·창고에서 항공운송업은 33.1% 줄었다. 도·소매(-3.6%), 예술·스포츠·여가(-27.2%) 등 관광 밀접 산업들이 대부분 부진했다.
소비(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7.5%), 의복 등 준내구재(-17.7%),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6%)가 모두 줄었다. 안 심의관은 “감염 예방을 위한 소비패턴 변화로 서비스업생산과 소매판매가 줄었다”며 “소비를 위해 개인 접촉이 필요한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소매업대별로는 대형마트(5.1%), 무점포소매(8.4%)를 제외한 모든 업태에서 소매판매가 줄었다. 백화점과 면세점은 각각 22.8%, 34.3% 급감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판매가 22.3% 감소했는데, 생산 차질에 더해 3월 개별소비세 인하로 소비가 미뤄진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투자는 설비투자가 4.8% 줄며 2개월 연속 감소했고, 건설기성(시공실적, 불변)은 3.4% 줄며 2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반면 건설수주(경상)는 도로·교량 등 토목에서 32.1% 줄었으나 주택, 사무실·점포 등 건축에서 51.5% 늘며 전년 동월보다 28.5% 증가했다.
경기지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00.3포인트(P)로 전월과 같았으나,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8P로 0.7P 급락했다. 금융위기 영향권에 있던 2009년 1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그나마도 2월 지표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 통계가 집계된 지난달 29일에는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이 한국과 발병지인 중국 등 일부 국가에 제한돼서다. 이 시기엔 국내적으로 감염 예방을 위한 소비패턴 변화가, 국외적으론 중국으로부터 부품 수급 차질이 주로 지표에 영향을 미쳤다.
안 심의관은 “3월에는 10일 팬데믹(대유행) 선언이 있었고, 세계적으로 확산했다”며 “내부적으로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해 3~4월에 걸쳐 코로나19의 영향이 제대로 반영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