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가이드라인을 내달 말까지 30일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가진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일일 언론 브리핑에서 “사망률이 앞으로 2주 안에 정점에 이를 것 같다”며 “실제로 승리하기 전에 승리를 선언하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없을 것이다. 모두가 가이드라인을 강력하게 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연장 이유를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10인 이상의 모임을 피할 것 등 사회적 거리 두기에 바탕을 둔 15일 기한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 연장 결정은 가이드라인 만료를 하루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이미 많은 주와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이동제한령을 실시해 학교가 휴교하고 많은 소매업체 매장이 임시 폐쇄됐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부활절(4월 12일)까지는 경제활동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며 조기 정상화 목표를 피력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환자와 사망자 모두 급증하는 등 사태가 오히려 심각해지자 결국 가이드라인을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30일 오전 7시 5분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71만8685명, 사망자는 3만3881명에 이른다. 미국은 중국과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환자가 많이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3만9675명, 사망자는 2436명으로 각각 나타났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와 데보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TF 조정관이 가이드라인 연장을 권고했고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며 “이번 결정은 현명하고 신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최고의 전염병 과학자인 파우치 소장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사망자가 10만~20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다만 “이 수치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며 “코로나19는 너무 유동적이어서 수치가 틀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당파를 막론하고 많은 주지사가 코로나19와 싸우는데 필요한 마스크와 페이스쉴드, 방호복 등 의료장비 부족이 심각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중증 환자의 호흡 능력 회복에 사용되는 인공호흡기 부족이 우려된다고 WSJ는 전했다.
민주당 소속의 존 벨 에드워즈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우리는 주정부 차원의 비축 명령을 내렸다”며 “약 1만2000개의 인공호흡기를 주문했지만 지금까지 받은 것이 192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