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코로나 쇼크’ 전 자사주 대규모 매각…4000억원 손실 회피

입력 2020-03-2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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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 CEO들, 2월 초부터 3월 셋째 주까지 총 92억 달러 매각…베이조스가 전체의 3분의 1 이상 차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6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마존 리마르스’ 컨벤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6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마존 리마르스’ 컨벤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미국 상장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주가 대폭락 전에 때를 잘 맞춰 자신이 보유한 자사주를 매각해 막대한 손실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대형 상장사 CEO들은 2월 초부터 3월 셋째 주까지 총 92억 달러(약 11조 원)의 자사주를 매각했다. 이런 매각으로 CEO들은 무려 19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회피할 수 있었다.

WSJ는 2월 1일부터 3월 19일까지 미국 상장사 임원들의 주식 매각에 대한 증권당국의 자료 4000건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 이들 경영진이 회피한 추정 손실액은 개별 주식이 3월 20일 시점에 매각했을 경우를 가정해 그 차액을 산출했다. 뉴욕증시 S&P500지수는 지난달 19일 사상 최고치를 찍고 나서 이달 20일까지 약 30% 폭락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사람이 바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설립자 겸 CEO다. 베이조스는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에 도달하기 직전인 2월 첫째 주에 총 34억 달러 상당의 지분을 매각했다. 그가 매각한 규모는 미국 CEO 전체 매각액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고 WSJ는 강조했다. 그 결과 베이조스는 3억1700만 달러(약 4000억 원)의 장부상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

이번에 베이조스가 매각한 자사주는 그가 보유한 아마존 주식의 약 3%에 해당한다. 또 2월 첫째 주 매각 규모는 그가 지난 1년간 팔았던 것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의 자사주 매각 추이. 단위 10억 달러. 파란색:2~3월(올해 약 34억 달러)/회색: 기타 기간(6억8000만 달러).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의 자사주 매각 추이. 단위 10억 달러. 파란색:2~3월(올해 약 34억 달러)/회색: 기타 기간(6억8000만 달러).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대기업 CEO들은 공교롭게도 코로나 충격에 의한 글로벌 주가 대폭락을 사전에 알아채고 피한 느낌을 줬다. 그러나 WSJ는 경영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자사주를 매각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증시 주요 지수가 2월에 사상 최고치를 찍어 이익실현에 나설 동기가 충분했다는 것이다. 또 원래 미국 CEO들은 종종 절세와 기타 이유로 사전에 설정된 주식매매 전략에 의해 연초에 주식을 매각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와 미국 증권당국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미국 상장사 임원이 2~3월 자사주를 매각한 양은 이전 2년보다 30% 이상 많았다고 WSJ는 덧붙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미국 경영진은 총 64억 달러의 자사주를 매각했다.

베이조스 이외에도 150명 이상의 경영진이 각각 최소 100만 달러 이상의 자사주를 매각했다. 그 중에는 2500만 달러를 팔아치운 블랙록의 래리 핑크와 리서치 업체 IHS마킷의 랜스 우글라 CEO, 지난달 퇴임 의사를 표명한 카지노 대기업 MGM리조트인터내셔널의 제임스 뮤렌 회장 겸 CEO가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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