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40조 원에 육박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자 저가 매수를 노리고 자금을 쌓아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39조8667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을 의미한다. 증시 진입을 위한 대기 자금으로도 해석된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해 말 27조 원 수준에서 올해 1월 말 28조7000억 원, 2월 말 31조2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이달 들어 급증세를 보여 23일까지 8조6000억 원 급증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자 저가 매수를 노리는 자금이 증시 주변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코스피는 이달 23일 1482.46으로 올해 들어 32.5%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도 443.76으로 33.8%나 떨어졌다.
전날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정부의 100조 원 규모 시장안정 대책을 발표하면서 각각 8% 넘게 폭등해 올해 하락률은 26.7%, 28.3%로 낙폭을 줄인 상태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급등락 장세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증가 추이가 둔화하는 것을 확인하고, 투자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의 진정 여부와 더불어 경제지표 급랭과 기업실적의 큰 폭 하향 조정이라는 사후 확인 단계가 남아 아직 위험관리에 방점을 두고 기간과 가격조정을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며 “신규 시장 진입자는 뉴스에 쫓아가는 트레이딩보다는 변동성 국면을 활용한 조정 시 분할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개인 투자자들의 ’빚 투자‘ 규모를 보여주는 신용용자 잔고는 최근 급감해 7조 원 선을 밑돌고 있다. 이달 23일 현재 신용융자 잔고는 6조7673억 원으로 2016년 12월 22일(6조7546억 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주가 폭락으로 반대매매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미수거래)에 대해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달 19일 반대매매 금액은 261억 원으로 유럽 재정위기 당시인 2011년 8월 9일(311억 원) 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달 23일에는 210억 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