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미 국내선 운항을 전면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전역에서 이동 규제와 영업장 폐쇄가 이어지는 가운데 출장과 여행, 귀성 등 미국 내 여행 수요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 수의 국제선 운항 중단으로 타격이 심각한 가운데 중요 수익원인 국내선마저 운항이 중단되면 미국 항공사들의 경영난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미국 항공업계와 연방 항공당국은 미 국내선 운항의 전면 중단 가능성을 놓고 협의 중이다. 승객이 너무 적어 운항할 수록 되레 손해가 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항공사와 백악관은 다양한 대안을 놓고 검토 중이며,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 여객기를 우편이나 화물 운송으로 전용할 수도 있어서다.
현재 미국에서는 15개 이상의 주(州)에서 외출 규제와 시설 폐쇄 등으로 이동이 제한, 미국 인구 약 3억3000만 명의 절반가량이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항공사와 조종사 노조 간부, 연방 항공당국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대폭 줄어든 항공편이 더 감소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강해졌다.
이미 미국 항공사들은 국제선을 대폭 줄였고, 국내선 운항도 최대 40% 줄이기로 한 상태다. 하지만 외출을 꺼리는 사람이 늘면서 이용자는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미 교통안전국(TSA)에 따르면 22일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인원은 전년 같은 날에 비해 80% 이상 감소했다.
23일에는 수천 편의 항공편이 결항했지만, 그중에는 승객이 한 자릿수도 안돼 운항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또 운항을 하더라도 이용객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뉴욕 라과디아공항과 워싱턴을 잇는 항공편의 경우 승객이 3명뿐이었다고 한다.
운항정보사이트 ‘플라잇어웨어닷컴’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항공사는 이날 40% 이상의 항공편이 결항됐다. 일부 항공 관계자는 이용객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에는 미국 항공사들이 연간 840만 편 이상을 운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