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0일 4월에만 미국 취업자가 200만 명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소개했다.
이런 예측을 한 소식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고위 관리를 역임했다. 그의 말이 들어맞는다면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한 고용 쇼크를 받는 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용 감소는 2009년 3월의 80만 명이 가장 많았는데 200만 명 시나리오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고용 충격이 현실화하면 미국 경제가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이미 고용 쇼크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18일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8만1000건으로 전주보다 7만 건 증가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집계 전문가 예상치 22만 건을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 2017년 9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주별로 살펴보면 코로나19 감염자가 두드러지게 많이 나온 서부 워싱턴주는 약 1만5000건으로 전주보다 2배 남짓 증가했으며 캘리포니아주는 5만8000여 건으로 약 30% 증가했다. 네바다주는 약 6500건으로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앞으로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최대 호텔 체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은 전날 일부 직원을 해고하거나 무급휴가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5% 급감해 고용 조정 대상이 수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아르네 소렌슨 메리어트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는 “위기 대응에 비상수단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나서 정리해고 움직임이 더욱 강해졌다.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는 실업 급여를 신청한 사람이 18일 하루에만 3만3000명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1주일 전인 11일의 990명에 비하면 30배 이상의 속도로 고용 상황이 악화한 셈이다. 미네소타는 16~17일 이틀간 3만1000명이 신청해 이미 지난주 한 주간의 10배에 달했다. 뉴욕시 노동당국은 실업보험 문의 전화가 평소보다 10배 많다고 밝혔다.
사람 왕래가 끊기면서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테크놀로지 운전사 수입도 평소보다 80% 감소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미국 자동차업계 빅3도 이번 주 북미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 고용은 27만 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3.5%로 50년 만의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만일 취업자가 200만 명 감소하면 실업률은 단숨에 약 5%로 뛰게 된다. 그만큼 개인소비가 줄어들어 미국 경제상황이 전반적으로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월가 은행들이 18~19일 올해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일제히 쏟아냈다. JP모건체이스는 -14%, 도이체방크가 -13%를 각각 제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2%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의 -8.4%보다 훨씬 악화하는 것이다.
JP모건 등은 3분기에는 미국 경제가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 감염 확대를 얼마나 억제하느냐에 달렸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