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디-러시아 ‘유가전쟁’에 개입 시사…국제유가, 사상 최대 폭등

입력 2020-03-2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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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감산 압박·러시아 제재 강화 고려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사카/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사카/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더불어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주범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전쟁에 미국이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원유시장에서 외교적인 개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가 안정을 위해 사우디에 감산을 압박하고 러시아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미 행정부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파산 위기에 내몰린 셰일기업 지원을 위해 다양한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 상황을 관리할 다양한 수단을 갖고 있는데 중간지대(Medium ground) 해법이 필요하다”면서 “적절한 시기에 개입할 것”이라고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은 사우디에 러시아와의 감산 합의 불발 전 낮은 수준의 산유량을 유지할 것을 압박할 예정이다. 그리고 사우디 설득을 위해 러시아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무부는 2014년부터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를 경제제재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건 관련, 2014년 경제제재를 시작해 올해도 베네수엘라에서 석유 관련 사업을 하며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인권탄압을 도운 혐의로 제재 대상을 유지했다.

다만 미국은 러시아의 석유 패권에 대한 경계를 확대하면서도 광범위한 제재는 피해왔다. 미국 기업 및 동맹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러시아와 외교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사우디와 러시아 간 가격전쟁으로 국제유가가 폭락한 상황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카드를 어느 정도까지 꺼내들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미 에너지부는 이날 전략비축유를 총 7700만 배럴 사들여 최대 보유 한도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에너지부는 우선 3000만 배럴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유가전쟁 개입 가능성 소식에 국제유가는 사상 최대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85달러(23.8%) 폭등한 25.2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 24% 넘게 폭락한 데 이은 큰 폭 반등으로 상승률 기준 사상 최대치다. 런던ICE선물 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전날 대비 배럴당 12.94%(3.22달러) 오른 28.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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