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주재한 경제 주체 원탁회의의 핵심은 ‘금융’과 ‘속도’로 요약된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업을 살리려면 금융 지원을 빠르게 실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경영계를 대표해 참석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연합회 회장은 이날 “경영난에 처한 기업과 자영업자를 위해 금융기관의 대출요건 완화 등 신용대출 확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속도를 높이는 데는 정부나 금융당국의 의지도 중요하나 경제 주체들의 적극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마련된 여러 대책, 추경까지 집행을 신속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추가 대책도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적시에 마련해 신속하게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속도가 특히 필요한 분야로는 금융권이 지목됐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현장에서 직접 실행되는, 은행창구에서 실행되는 속도가 높아질 필요가 있다”며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대출한다면서 서류 준비나 절차 때문에 두 달 석 달 걸린다면 그것은 아무 소용없는 일”이라고 구체적으로 짚었다.
이와 관련해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전례 없는 조치가 필요하고, 그러려면 전례 없는 규모의 자금 공급이 있어야 한다”며 “또 그러려면 대출이 적기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금융권 전체가 합심해서 범금융권 협약식을 한 뒤 공동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개별금융사가 아닌 범금융기관 협약식과 같은 ‘단체행동’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슈로 떠오른 재난기본소득은 논의의 중심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재난기본소득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면서 “일부 참석자들에게서 지나가는 이야기 정도의 언급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이 이날 초청한 경제 주체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이 포함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대 노총이 청와대 행사에 들어온 것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이고 지난해 1월 25일 사회적대화를 위한 간담회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국가적 노력에 노동계가 동참해 달라는 당부의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19일 첫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한다. 문 대통령은 “건의에 대해서는 앞으로 정부 단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정부 단위, 대통령이 결단할 것은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