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환경을 고려해 올해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잡았는데, 이마저도 어려울 것 같아 걱정입니다."
'코로나19' 사태를 지켜보는 한 은행권 임원의 한숨이다. 점점 더 얼어붙는 경기 위축과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제로금리에 이자 이익 감소는 물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건전성까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묻어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초 예ㆍ적금 금리를 내린 은행들은 한국은행의 예상 밖 0.5%포인트 추가금리 인하에 계산기를 두드리느라 분주하다.
통상 기준금리가 0.5%포인트(p) 낮아지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를 보여주는 순이자마진(NIM)은 0.06%p 감소한다고 본다. 순이익으로 따지면 2000억 원가량 줄어드는 것이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5720억 원으로 전년대비 6.9%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9460억 원으로 2.1% 감소하고, 하나금융은 5540억 원으로 현상 유지 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7.9% 불어난 9130억 원으로 예상되는데, 지난해 1분기 퇴직금 반영에 따른 기저효과 덕이다.
전문가들은 NIM 하락으로 1분기 추청치가 더 쪼그라 들 것으로 보고 있다.
건전성도 문제다. 신 예대율 규제에 맞춰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려놨는데, 경기 위축으로 '돈 못 갚는 사장님'이 늘 수 있기 때문이다.
5년 전 메르스 사태 때도 이자, 연체 등 금융 어려움을 토로하며 등에 당국과 신ㆍ기보 등에 '중소기업 금융 애로' 상담을 신청한 건수가 8337건에 달했다. 직전 연도 상담 건수(683건)와 비교하면 10배나 급증한 수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경기 활동 위축으로 중소기업(제조업)과 소상공인의 현금흐름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충격 여파가 드러나는 2분기가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