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팬데믹(pandemic·대유행) 단계에 진입하면서 세계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주요 투자·연구기관들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는 1.0%포인트(P) 이상 하향 조정했다.
15일 블룸버그가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경제연구소 등의 전망을 집계한 자료를 보면, 몬트리올 은행 자회사인 BMO 캐피털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달 2.7%에서 2.0%로 0.7%P 하향 조정했다. 독일 투자은행 베렌버그도 2.3%에서 1.8%로 내렸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기존 3.0%에서 2.0%로,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2.5%에서 1.7%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네덜란드계 다국적 금융사 라보뱅크는 10일 세계 경제 성장률을 1.6%로 전망하면서 “경기침체에 돌입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국제금융협회(IIF)는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1.0%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의 성장률이 2.5%를 밑돌면 경기 침체로 간주한다.
특히 전망치 중 상당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스위스 현지시간)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선언하기 전 나왔다. 전망치가 추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일(프랑스 현지시간) ‘중간 경제 전망’에서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라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1.5~2.4%에 머물 것으로 봤다. 그나마 2.4%는 코로나19 사태가 2분기부터 완화한다는 시나리오에 따른 전망이다. 코로나19가 아시아태평양지역과 유럽, 북미 등으로 확산·장기화하면 1.5%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최근 유럽·중동·미국의 확진자 증가세를 고려하면 올해 경제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깝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당시 전망에서 OECD는 “중국 등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은 국가들은 공중보건 지원, 기업·노동자 단기피해 지원 등 맞춤형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특히 “장기 이자율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완화적 통화 정책이 필수적이며, 재정정책 및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며 “공공부문 투자 등 재정의 적극적 역할 확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