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30일간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여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입국 금지에 해당하는 조치다. 영국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유럽 26개국에 적용되며, 13일 자정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국제공항에는 이날 미국행 항공권을 구하려는 고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에어프랑스 공식 사이트에서는 13일 출발하는 파리~뉴욕편의 편도 최저가가 2000달러(약 220만 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뉴욕 여행사에는 유럽 체류를 끝내고 13일까지 귀국하고 싶다는 문의가 잇따랐다. 담당자는 “프랑스나 독일에서 귀국 항공편을 찾는 손님들이 많다”며 “그러나 공석이 한정돼 있어 전원 준비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메리칸항공은 진입 수요에 의한 티켓 값의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유럽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편의 운임에 상한을 두기도 했다.
미국의 입국 금지 조치가 시행되는 14일부터는 미국과 유럽 간 항공편 운항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파리, 암스테르담, 포틀랜드 등 유럽 도시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항로 일부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항공정보업체 OAG는 미 정부의 유럽발 입국 제한 조치로 왕복 운항 총 6700편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여행 및 관광 업계도 이번 조치에 따라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여행협회의 로저 다우 회장은 “여행업계는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 등으로 이미 타격을 입고 있다”며 “유럽에도 제한이 걸리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협회에 따르면 영국을 제외한 유럽에서 미국으로 오는 관광객은 지난해 3월 85만 명으로, 전체 미국 방문의 29%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