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가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하향검토'로 조정한다고 12일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익 저하에 따른 것이다. 한진칼에 대해서도 ‘BBB’ 등급을 유지하되 ‘하향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하향검토 대상은 개선사항이 없을 경우 6개월 내 신용등급이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한신평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한항공의 수익 및 이익창출력의 급격한 저하가 불가피하고 현시점에서 단기간 내 항공수요 및 수익성 정상화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유동성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의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운송객 수는 2월 마지막 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3월 첫째 주에는 약 70% 감소했다.
중국 내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진행되던 1월 말~2월 초순에는 중국,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 위주로 수요 감소가 발생했으나, 2월 말 국내 확진자가 급증하고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서 여행자제권고가 발령된 이후 장거리 노선에서도 탑승자 감소가 나타났다. 전 세계 110여 개국에서 한국인에 대한 격리조치, 입국제한 등을 시행하면서 다수의 노선이 운항정지 됐으며, 일본의 한국인 입국방역 강화, 호주의 한국인 입국금지 등으로 3월 들어 운항 노선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한신평은 “다수 노선의 운항이 중지됐음에도 감가상각비 등 대규모 고정비 발생이 이어지며 이익창출이 어려운 상황”이라 판단했다.
또한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유동화 프로그램 내 통제장치의 발동 등으로 유동성 관리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신평은 “대한항공은 신탁 원본 발생 및 회수 규모 변동위험 등을 통제하기 위해 항공운임채권 회수액 감소 수준에 따라 가지급 중단, 자산 추가 신탁, 조기 지급 등의 퍼포먼스 트리거를 구조화하고 있다”며 “현재와 같이 매출액이 급감하는 상황이 2~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신탁 내 통제장치가 작동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신평은 국내 및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추세와 항공운송 수요 정상화 여부, 유동화 차입금 관련 트리거에 대한 재무구조 개선 여부 등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다.
한편 한진칼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사태로 그룹 매출과 영업이익 대부분을 창출하는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의 신용등급 하향압력이 증가함에 따라 신용등급을 워치리스트 하향검토에 등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