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기업의 재택근무 채택비율과 방식에서도 온도차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89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재택근무 실태’를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12일 설문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재택근무에 돌입했다고 답한 비율은 29.8%였다. 나머지 70.2%의 직장인은 재택근무와 무관했다. 특기할 점은 재택근무 실시 방식 및 대상이었다. 전 직원 대상(32.1%) 보다는 일부 직원 대상(59.3%)으로의 실시비율이 약 2배가량 높았기 때문.
대상자는 ‘재택근무를 신청한 직원’(31.8%) 및 ‘자가격리자’(30.0%)가 가장 많았다. 또는 ‘발열,기침 등 유증상자’(15.2%), 그리고 ‘임산부’(6.7%) 및 ‘맞벌이 직장인’(4.5%) 순으로 확인됐다. 이 외 ‘건물 긴급 폐쇄로 어쩔 수 없이 실시’(8.6%), 즉 비자발적으로 시행했다고 볼 수 있는 기업도 일부 있었다.
재택근무 실시 비율은 기업규모와 업종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먼저 대기업의 48.7%가 재택을 실시한 반면 중견기업 34.2%, 공공기관 30.4%, 중소기업 24.3% 순으로 비율이 낮아졌다. 대기업 2곳 중 1곳 꼴로 재택근무에 돌입한 반면, 중소기업 실시 비율은 대기업의 절반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교육ㆍ교습 기업에서의 재택근무 실시비율이 43.8%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ITㆍ인터넷 39.4%, 금융ㆍ보험 및 미디어 각 37.9%, 식음료 34.4%, 전기ㆍ전자 및 부동산ㆍ임대업이 각 33.3% 순으로 집계됐다. 이어서 유통ㆍ물류 27.7%, 자동차ㆍ부품 25.8%, 서비스 23.5% 등으로 낮아지다 기계ㆍ금속ㆍ조선ㆍ중공업 및 여행ㆍ숙박업은 각 13.3%로 가장 낮은 실시 비율을 보였다.
또한 재택근무 시작일의 경우 2월 5째주(2/24-3/1)가 35.4%로 가장 많았고 다음 주인 3월 1째주(3/2-3/8)부터 도입한 기업도 33.3%에 달했다. 이르게는(오래된 순) 1월 마지막 주~2월 1째주(1/28~2/2)부터 시작한 곳이 3.4%, 2월 2째주(2/3~9) 8.9%, 2월 3째주(2/10~16) 5.5%, 2월 4째주(2/17-23) 10.5% 등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긴 했지만 2월 5째주가 되며 실시비율이 전주대비 무려 3배 늘은 것. 이는 지난달 23일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수준이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당시를 기점으로 재택에 돌입한 기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끝으로, 재택근무 미실시자를 대상으로 그에 대한 배경도 청취했다. 그 결과 ‘업무 특성상 재택근무가 불가하다’(29.9%)라는 답변을 가장 많이 내놨다. 이는 앞서 업종별 재택 실시비율 차이를 통해 가늠된다. 한편 4위의 ‘재택근무 환경이 구축되어 있지 않음’(14.7%)은 비슷한 듯 다른 시사점을 던진다. 근태관리 시스템부터 업무공유 네트워킹, 화상회의, 보안시스템 등 출퇴근 및 업무와 관련해 재직 중인 기업이 아직은 재택 근무 환경을 구축하지 못했다고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 교차 결과 해당 비율은 여행ㆍ숙박(25.0%), 전기ㆍ전자(20.3%), 금융ㆍ보험(18.0%) 순으로 높았다.
이 외에도 ‘아예 재택근무에 대해 고려조차 안 하는 듯’(19.3%), ‘확진자가 나와서야 할 계획인 듯’(15.5%), ‘재택근무는 능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5.5%) 등을 통해 미실시에 따른 볼멘소리가 전해지는가 하면, ‘매출감소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7.5%)라는 의견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