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위축에 수입차 수요 감소가 겹치며 지난해 한국 자동차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SUV는 신규 등록 차종 중 역대 최대치인 45.1%를 차지했고,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전기차 등록 대수도 크게 늘었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19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 새로 등록된 차는 전년 대비 1.8% 감소한 179만5134대였다. 2년 연속 시장 규모가 축소된 것이다.
국산차는 경차 시장의 위축과 일부 제작사의 모델 단종 등으로 현대차를 제외한 모든 브랜드 판매가 감소하며 전년 대비 0.9% 하락한 152만대를 기록했다.
수입차는 국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독일 브랜드가 배출가스 규제 강화와 화재사건 등의 영향으로 부진했고, 하반기에 시작된 불매운동으로 일본 브랜드의 판매도 줄며 전년보다 6% 감소한 27만5134대에 머물렀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도 2018년 16%에서 지난해 15.3%로 하락했다.
소비자의 자동차 구매 양상은 차종, 연료, 구매 연령대별로 변화가 뚜렷했다.
SUV는 차급과 연료별 라인업 다양화에 힘입어 신규 등록 대수가 7.2% 늘었고, 비중도 45.1%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3년 24.7%에 그쳤던 SUV의 비중은 2015년 32.8%, 2018년 41.3%로 성장을 거듭했다.
배출가스 규제강화로 경유차 판매는 17.2% 급감했다. 지난해 휘발유와 경유차 비중은 각각 47.5%와 36.6%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휘발유차 판매가 경유차를 추월했다. LPG 차는 지난해 3월 구매제한이 전면폐지됨에 따라 새로 출시된 르노삼성차 QM6의 인기에 힘입어 10.5%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은 정부의 지원 확대와 제품군 증가의 영향으로 크게 확대됐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수소전기차는 각각 11.8%, 12.2%, 474% 늘며 전기동력차 전체로는 14.6% 증가한 14만3258대가 판매됐다.
특히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10만4094대 팔리며 국내 총 누적 보급대수가 50만대를 넘어섰다.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 확대와 수입모델 증가로 12.2% 늘었지만, 증가세는 다소 둔화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30ㆍ40대 소비자가 줄어든 반면, 50대가 최대 구매층으로 등장했다. 차량 공유, 구독서비스 등 다양해진 자동차 이동방식을 20~40대가 활용하는 비중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법인과 사업자 구매 비중은 1.3% 늘어 비중이 27.6%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고급화ㆍ차별화하는 국내 수요 추세를 고려하면 한국 기업의 제품개발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지만, 한국 기업은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높아 연구개발 여력이 미흡하다"며 "정부가 기업의 연구개발 역량 확충을 위해 주요 경쟁국만큼의 세제 지원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