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가진 이후 기자 회견을 열고 “호텔·항공 등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업종의 세금 감면 방안을 의회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등 모두와 만나 (타격 업종에 대한) 가능한 감세 방안이나 실질적인 구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시급 근로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안에 관해서도 이야기할 예정이며, 그들이 급여를 못 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숙박 및 운송업계와도 매우 강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CNBC는 세금 감면 규모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코로나19 관련 긴급 예산 내에서 추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과 관련해 의회가 승인한 83억 달러(약 9조9400억 원) 규모의 긴급 예산 법안에 서명한 바 있다.
미국 백악관이 유급 병가, 중소기업 지원 등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정책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를 인용, 백악관 고문들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 유급 병가와 중소기업에 대한 긴급 지원을 포함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악영향을 막기 위한 정책 변경 목록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식 선물 시장이 반등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다우지수 선물은 한때 300포인트 이상 뛰었다. S&P500 선물도 30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앞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코로나19와 국제유가 급락 충격으로 폭락 마감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하락률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개장 직후 S&P 500지수 낙폭이 7%에 달하면서, 15분간 증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뉴욕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해 거래가 멈춘 것은 1997년 10월 ‘피의 월요일’ 이후 처음이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공포를 진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이날도 자신의 트위터에 독감과 코로나19를 비교하면서,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그리 심각하지 않다는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일반적인 독감으로 미국인 3만7000명이 사망했다. 이는 매년 평균 2만7000명에서 7만 명에 이른다”며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 사례는 546건, 사망자는 22명이다. 이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강조했다. 이는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주식시장 폭락 등 경제적 타격을 야기, 자칫 자신의 재선 가도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의 주식시장 호황을 자신의 주요 경제적 치적 중 하나로 내세워온 만큼 증시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