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GDP)이 최악의 경우 0.8%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정부가 발표한 11조7000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은 0.2%포인트(P) GDP 부양에 그친다며 40조 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9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한 달 만에 1.9%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달 16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낮춘 바 있다.
무디스는 이날 발간한 코로나19 관련 보고서에서 “한국은 코로나19의 심각한 확산세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특히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불황이 발생하는 경우를 가정하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0.8%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의 성장률 기본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은 5.2%에서 4.8%로, 미국은 1.7%에서 1.5%로 각각 내렸다.
무디스는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경제활동을 제약하는 상황이 올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장기간 소비가 위축되고 휴업이 장기화하면 기업 이익이 타격을 받고 해고가 증가하며 경제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회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추경을 최소 40조 원 규모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상황으로 산업계의 피해가 전방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국회에서 심사가 시작될 (정부)추경안 11조7000억 원 규모로는 코로나19 피해 지원에 역부족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11조7000억 원으로 추경이 전액 집행되더라도 GDP 부양 효과는 0.2%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올해 1%대 성장 전망이 많은데 1% 성장을 위해서 약 40조 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추경안으로는 상당히 부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 제때 지원받을 수 있도록 자금이 흐르는 파이프라인(통로)이 더 빨리, 넓게 뚫려야 한다”며 “금융기관이 대출을 확대하도록 유인을 하고 정부와 한국은행까지 다 나서서 막힌 파이프라인을 뚫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