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워런 상원의원은 이날 경선 중도 하차 의사를 표명했다.
전날 마이클 블룸버그에 이어 워런까지 중도 하차하면서 민주당 경선은 중도파를 대변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의 ‘양강구도’가 확립됐다.
워런은 아직 바이든과 샌더스 중 누구를 선택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그의 지지를 얻는다면 어느 후보에게도 순풍이 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그는 지난 3일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자신의 본거지인 매사추세츠주에서마저 바이든과 샌더스에 뒤진 3위에 그치는 것을 포함해 14개 주 중 단 한 주에서도 1~2위에 오르지 못하자 결국 퇴장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워런은 “우리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우리가 함께 한 일은 계속해서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며 “앞으로 몇 년간 우리가 일으킨 변화가 파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바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런은 전날 바이든과 전화통화를 했으며 샌더스와도 같은 날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런은 기자들에게 “나는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중도파인 바이든과 진보파인 샌더스의 중간에 있었다”며 “양자 이외 후보가 설 자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는 실제로 실수였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바이든은 이날 트위터에 “워런은 중산층 가족을 위해 가장 치열하게 싸운 전사”라며 “우리는 이 경기에서 그의 목소리가 필요했다. 그는 상원에서 계속 일해야 한다”고 워런을 위로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민주당의 유력한 여성 대선 후보였던 워런의 하차에 아쉬운 마음을 밝혔다. 그는 “이것은 유리천장이 아니라 대리석 천장이었다”며 “내가 미국에서 가장 유력한 여성이라고 소개받을 때마다 그것이 사실이 아니길 바랐기 때문에 늘 울컥해졌다. 여성 대통령이 나오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워런이 당의 단합을 위해 중도 온건파의 급진좌파의 가교 역할을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던 것이 오히려 양측 지지자 모두로부터 버림받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전국민 건강보험’을 둘러싼 논쟁이다. 워런은 샌더스와 마찬가지로 전국민 건강보험을 주장했지만 지난해 11월 민간보험을 일시적으로 남기고 나중에 공적보험으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공표했다. 이는 중도파에서는 비현실적, 급진좌파로부터는 후퇴했다는 비판을 각각 받았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