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상장지수펀드) 순자산 규모가 급감했다. 수익률 하락과 기관의 매도로 대규모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 이후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ETF 68종목 순자산은 전일 기준으로 총 6조7826억 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 상장된 ETF 전체 순자산도 5조8771억 원 줄어든 46조436억 원으로 집계됐다.
기관 투자자가 연초 이후 자산을 대거 매도하면서 시장 지수 관련 순자산도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ETF 시장에서 자산을 많이 차지하고 있는 곳은 유동성 공급자(LP)인 기관”이라며 “금융투자 기관이 6조 원 가량 자산을 팔았는데 이와 연결돼 ETF 순자산도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수별로 보면 시장 대표지수인 ‘코스피 200’ 지수를 따르는 ETF 28개 종목 순자산이 총 5조9434억 원 줄었다. 특히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 ETF에서 2조8365억 원, ‘TIGER 200’ ETF에서 1조6123억 원이 각각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모두 순자산 규모가 커 ETF 시장 내에서도 비중이 높았던 종목으로 꼽힌다.
아울러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Korea’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서 4674억 원,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서 4101억 원이 줄어들면서 감소세가 이어졌다.
코스피 등 기초지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영향이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는 연초 대비 161.02포인트 하락한 2014.15포인트를 기록, –7.40%의 수익률을 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 200 지수 수익률은 –6.47%로 함께 주저앉았고, 코스닥 지수 수익률도 –7.00%로 낮았다.
ETF 순자산은 기초 자산 수익률이 낮아질 경우에도 줄어드는 만큼 지수 하락에 대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시장 지수 ETF 순자산이 감소세를 보이는데다 투심까지 식으면서 시장이 동력을 잃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 높은 수익률과 지수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수 회복기에 접어들면 비중 확대에 나설 수 있단 조언이 나온다.
전균 연구원은 “변동성 확대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지만 현재 주가 수준에서 매도 대응은 실익이 없다”며 “중기적으로는 비중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