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상장사 시총 감소 규모가 전남과 강원 지역이 유독 큰 것으로 집계됐다. 제조와 레저업 기업이 몰려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 달 새 이들 지역 상장사 시가총액은 24% 증발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사 2206개사(코스피 799사, 코스닥 1407사) 시가총액(2일 종가 기준)은 1514조6187억 원으로 전월 동기 대비 5.17% 줄었다.
지역별로는 전남(-14.94%)과 강원(-9.27%)의 시총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본사가 전남인 상장사는 총 18개사로 한국전력공사, 보해양조, 금호산업, 조선내화, 고려시멘트, 남화토건, 상상인더스트리 등 제조업이 대다수다. 특히 코스피 기업이 15.28% 감소해 코스닥(10.22%)보다 타격이 컸다.
강원 지역에서도 코스피 기업(-11.48%)이 코스닥(-4.49%)보다 영향을 많이 받았다. 용평리조트, 강원랜드, 대명코퍼레이션 등이 관광객 수 감소로 주가가 급감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이들 주가는 각각 14.29%, 14.94%, 16.25% 급락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심리가 위축되면서 경제 활동이 둔화됐다”며 “대면 접촉을 지양하면서 요식업ㆍ숙박ㆍ운송ㆍ여가업에 충격을 줬을 뿐만 아니라 전염 방지를 위해 일부 공장들의 가동 중단이 이뤄지며 생산 차질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대구의 경우 시총이 6.84% 줄었다. 구영테크와 평화정공, 삼보모터스, 에스엘, 평화산업 등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코스닥 기업이 위치해 있다. 현대차,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가 공장 생산을 중단하면서 부품업체도 영향을 받았다.
이외에도 경남(-8.76%), 충남(-8.46%), 서울(-7.27%), 광주(-6.98%), 경북(-6.87%), 부산(-6.64%), 울산(-4.58%) 지역 상장사 역시 시총이 큰폭으로 줄었다. 경남은 한국항공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샘코 등 항공기 및 우주선 부품을 만드는 제조사가, 충남은 영흥철강, 하이스틸, 대양금속 등 철강업이 포진해 있다.
반면 인천(0.25%), 세종(-3.07%), 경기(-3.12%)는 다른 지역보다 나름 선방했다. 셀트리온, 삼성바이로직스, 경인양행, 폴루스바이오팜, EDGC,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인천에 소재지를 두고 있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다만 펀더멘털이 굳건한 업종의 경우 쉽게 무너지지 않기 때문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최근 1개월간 EPS 전망치 상향폭이 가장 큰 업종은 유틸리티(9.5%), 헬스케어(3.97%)”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