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페형 SUV 'XM3' 출시를 일주일 앞둔 르노삼성자동차가 세부 모델과 가격을 공개했다. 다운사이징 가솔린 엔진과 1000만 원대 후반부터 시작하는 가격대 등 경쟁력을 두루 갖춰 향후 소형 SUV 시장은 5파전이 될 전망이다.
3일 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XM3는 SUV와 세단의 특성을 결합한 신차로 소형 SUV(B세그먼트)에 해당한다. 경쟁 차종으로는 현대차 코나, 기아차 셀토스, 한국지엠(GM) 트레일블레이저, 쌍용차 티볼리가 거론된다. 국내 완성차 5사가 같은 차급 모델로 경쟁을 벌이는 건 이례적이다.
2015년 티볼리가 처음 개척한 소형 SUV 시장에는 곧이어 코나가 뛰어들었고, 지난해부터 셀토스와 트레일블레이저가 합류해 치열한 경쟁 중이다.
XM3는 너비(전폭)가 1820㎜로 다른 경쟁 차종과 비슷하다. 반면, 길이(전장)와 높이(전고)는 각각 4570㎜, 1570㎜다. 트레일블레이저보다 앞뒤로 160㎜ 더 길지만, 높이는 65㎜ 더 낮다. XM3가 루프부터 트렁크까지 부드럽게 라인이 이어지는 쿠페형 디자인을 갖췄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XM3의 동급 대비 높이가 가장 낮지만, 최저 지상고(지면과 차체 사이)는 186㎜로 가장 높아 넓은 운전 시야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XM3의 파워트레인은 1.3리터와 1.6리터로 다운사이징 한 가솔린 엔진으로 선보인다. 1.3리터 엔진인 TCe260은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개발한 신형 4기통 터보 엔진으로 추후 르노의 주력으로 자리할 예정이다. 최고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26.0kg.m의 힘을 내고 리터 당 복합연비는 13.7㎞다.
동급 중에서는 트레일블레이저가 유일하게 1.3리터 가솔린 엔진으로 출시된 상태다. 출력과 토크는 트레일블레이저가, 연비는 XM3가 더 우위에 있다. 다운사이징 엔진만 놓고 보면 트레일블레이저와의 경쟁 구도인 셈이다.
이 밖에 티볼리는 1.5리터 가솔린과 1.6 디젤, 코나와 셀토스는 1.6 가솔린 및 디젤로 제공된다.
판매가격은 XM3가 1719만~2532만 원으로 설정돼 동급 대비 경쟁력을 갖췄다. 기본 오토 트림을 놓고 비교하면 △티볼리 1793만 원 △코나 1867만 원 △트레일블레이저 1910만 원 △셀토스 1965만 원으로 XM3가 가장 우위에 있다.
편의사양 면에서도 XM3는 LED 퓨어 비전 헤드라이트와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긴급제동 보조시스템 등 선호도가 높은 기능을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제공된다.
XM3는 르노삼성차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차종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말 닛산 로그 수출 물량 생산이 끝나며 수출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르노삼성차는 전년 대비 65.3% 급감한 3384대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회사 측은 이를 XM3 수출 물량으로 대체할 계획을 갖고 있다. 본사의 수출 물량 배정에는 안정적인 내수 생산 경험이 영향을 주는 만큼, XM3가 내수 시장에서 얼마나 호응을 얻고 생산을 이어갈 수 있는지에 회사의 명운이 달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