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로 낮췄다. 작년 11월말 전망 수치보다 0.2%포인트 낮은 것이다. 특히, 올 1분기(1~3월) 경제성장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현실화한다면 작년 1분기(전기대비 0.4% 하락) 이후 1년만에 뒷걸음질 치는 셈이다.
반면, 내년 성장률과 올해 및 내년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각각 기존 전망치와 같은 2.4%와 1.0%, 1.3%를 유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발발과 확산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생산활동이 차질을 빚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격이 상당 부분 1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1분기엔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상황에서는 (불확실성이 커) 코로나19가 얼마나 확산되고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가정에 기초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불안심리가 증대되면서 민간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다만, 확장적 재정정책과 함께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감염사태가 진정되면 소비와 수출도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는 작년보다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예년 평균을 크게 밑돌았던 농축수산물가격이 지난해보다 높아지는 가운데 석유류 가격도 유류세 인하 종료 등으로 상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경기개선과 복지정책 영향 축소, 집세 상승 등이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경상수지 흑자폭은 작년 600억달러에서 올해 570억달러, 내년 540억달러로 점차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해 10월 0.25%포인트 인하 이후 넉달연속 동결행진이다. 반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기존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5조원 증액해 코로나19 피해가 큰 관광·외식·유통 등 서비스업과 대중국 관련 중소 제조업체를 지원키로 했다. 이 중 4조원은 대구·경북지역에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