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유학년제’ 전면 시행으로 사설 시험을 치르는 중학생들이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천재교육에 따르면 자유학년제의 시범 격인 ‘자유학기제’가 시행된 이후 중학교 1학년생의 수학학력평가시험 응시비율이 꾸준히 증가했다.
구체적으로는 전국에서 자유학기제가 시행된 2016년 전학년 응시생 중 65.4%(3867명)가 중학교 1학년이었다. 이후 2017년 68.4%(4614명), 2018년 71.2%(5103명), 2019년 74.5%(6164명)로 계속 늘었다.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중간ㆍ기말고사 등 일체의 시험을 참여형 수업, 체험학습 활동 위주의 교육을 하는 것이다. 진로탐색 활동과 교과수업에 대한 평가는 교사가 학교생활기록부에 서술형으로 기록한다. 도입 첫해인 2018년 46.8%의 중학교가 참여했으며 2019년 68.8%에 이어 올해 96.2%가 자유학년제를 실시한다.
전문가들은 중학교 1학년의 사설시험 비중이 증가한 것은 자유학기제와 자유학년제를 도입하면서부터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에서 시험이 사라지면서 학부모들이 아이의 객관적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 학교 밖에서 사설 시험을 보게 한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학년제의 전국적인 시행 예고에 학원 쏠림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 학교에서 시험을 안 보니 학원에서라도 시험을 치겠다는 것이다.
한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 대표는 “올해부터 중학교에서 시험을 안 보기 때문에 어려운 영재시험을 쳐서라도 아이의 객관적 지표를 알고 싶어 하는 학부모들의 관심도가 늘었다”고 했다.
다른 학원 원장은 “자유학년제가 전면 시행된다고 하니 ‘학교에서 혹시나 입시 공부를 시키지 않는 것 아닐까’ 하는 학부모의 우려가 큰 것 같다”면서 “이에 지난해보다 학원생이 늘었다”고 귀띔했다.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녀의 수학학력평가를 치렀다는 한 학부형은 “응시료는 3만 원에 상위권 학생에 한해 전국 석차 등을 알 수 있다”면서 “학교에서 중간ㆍ기말고사를 안 치니까 아이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어 사설시험을 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자유학년제가 다음 달 전국적으로 시행되면 사설시험을 통해 객관적인 평가를 받으려 하는 학생이 더 많아질 것”이라면서 “2015년 개정교육과정 방향이 시험을 폐지하고 학력을 중시하지 않는 쪽으로 바뀌면서 서열화가 없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교육 당국은 학습이 잘 이뤄졌는지에 대한 진단과 객관적인 학업성취 정보를 학부모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