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실시한 통화안정증권 91일물 입찰에서 응찰율과 낙찰금리가 각각 역대 최고와 최저를 경신했다. 2월 금융통화위원회가 27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풍부한 유동성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낙찰금리는 1.090%로 역시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직전 최저치는 10일 기록한 1.230%였다. 비슷한 만기인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 금리(1.41%)와의 격차도 32bp에 달했다. 이 또한 2012년 9월10일 36bp 이후 7년5개월만에 최대치다.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다. 또 유동성이 좋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현 상황에서는 CD금리가 너무 높은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단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 설정액 규모는 20일 기준 148조5450억원을 기록 중이다. 19일에는 149조350억원까지 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바 있다.
한은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단기 유동성을 풍부하게 운용하고 있는 중이다. 14일 이주열 한은 총재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과 가진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기업자금조달과 유동성지원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여유있게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는 공개시장조작(공개시장운용의 과거 표현)과 지준(지급준비금) 등 측면에서의 대처를 의미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 관계자도 “낙찰액과 누적 응찰액 등에 놀랐다. 통안채 입찰 결과만 봐서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 외에는 설명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2월)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 결과와 별개로 단기금융시장에서 단기금리가 오르지 않도록 유동성을 여유롭게 가져가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이날 오전 실시한 통안채 1년물 8000억원규모 입찰에서도 전액이 낙찰됐다. 응찰액은 1조7700억원으로 응찰률은 221.3%였다. 이 또한 지난해 7월8일 기록한 응찰률 251.1% 이후 최고치였다. 낙찰수익률은 1.140%로 역시 역대 최저치였다. 직전 최저치는 작년 8월12일 기록한 1.200%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