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에서 기업 활동 회복 지연으로 모처럼 푸른 하늘이 얼굴을 내밀었다. 춘제(설날) 연휴가 끝난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음에도 중국 대형 전력회사들의 석탄 소비량이 급감하면서 대기오염이 크게 줄어든 까닭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6개 전력회사의 석탄 소비량은 하루 총 40만t 안팎으로, 과거 5년 평균치(60만t 초과)의 3분의 2에 그치고 있다.
중국의 석탄 소비는 일반적으로 춘제 3주 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일주일 간의 춘제 연휴가 끝나면 보름 만에 정상으로 복귀한다. 지난해의 경우 1월 13일 78만t에서 2월 5일 춘제에는 37만t까지 감소했다가 25일 후인 3월 2일에는 다시 72만t까지 증가했다.
올해 춘제(1월 25일) 기간 석탄 소비량은 45만t이었지만, 그 이후 대부분 40만t 아래였으며 25일이 지난 이달 19일에도 39만t에 그쳤다. 춘제 이후 ‘V자’ 회복이 사라진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활동이 미약해진 것이 주원인으로 풀이된다.
상하이와 베이징, 광둥성 등 여러 성·시(省·市)는 9일까지 기업에 휴업을 요구했다. 10일 이후에도 코로나19 감염 억제를 우선시해 공장 가동에 필요한 허가를 꺼리는 사태가 잇따랐다.
장쑤성 난퉁의 한 의류공장 임원은 “20일 시점에 조업 수준이 예년의 50%를 밑돌고 있다”고 한탄했다. 지방정부가 일부 지역에서 돌아온 근로자에게 14일의 경과 관찰을 요구하고 전 직원에게 1일 2장의 마스크를 배포하도록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 이 임원은 “충분한 양의 마스크를 준비할 수 없다”며 “또 후베이성은 봉쇄 상태여서 많은 근로자가 좀처럼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한국 LG화학의 장쑤성 난징 공장에서도 일부 직원을 기숙사에 대기시키는 등 비슷한 사례가 중국 전역에 있다며 인력난과 물류 대란 등으로 기업활동 정상화가 24일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경제 활동 차질은 그동안 중국을 괴롭혀온 ‘대기오염 개선’이라는 뜻밖의 효과를 내고 있다. 중국의 많은 대도시에서 PM2.5(입자 크기가 2.5μm 이하인 먼지) 평균 농도는 이달 들어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베이징과 톈진, 산시성 시안 등 대기오염이 거의 개선되지 않은 도시도 있는 등 북부 지방은 농촌에서 난방으로 석탄을 이용하는 가구가 많고 풍향도 대기오염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