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일본 NHK 방송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23일부터 우한을 오가는 항공편·기차 등의 운행을 중단하고, 외부로 가는 도로마다 검문소를 설치했다. 지난 11일부터는 서울 면적 10배 이상 크기인 우한 내에서도 아파트 단지 등 주거 구역별로 봉쇄조치를 하는 등 인구 이동을 최소화하고 있다.
주민들은 아파트 단지에서 격리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식료품은 구하기도 힘든 데다가 가격도 많이 뛰었다. 우한 도심 아파트에 사는 한 30대 여성은 “단지에서 나가기가 힘들다”며 “식료품 구매 또한 제한돼 자유롭게 식재료를 구매할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한꺼번에 주문하는 방식으로 물건을 사고 있다. 그는 “채소, 고기, 쌀, 기름 등 기본적인 상품은 구할 수는 있으나 질이나 가격 측면에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미료 등은 아예 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우한 도심 아파트에 거주하는 또 다른 30대 남성 역시 불편한 상황을 토로했다. 그는 “봉쇄가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외출해서 물건을 구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단지마다 엄격한 봉쇄가 이뤄져 기본적으로 외출이 힘들어졌다”며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수는 있지만 한참 전에 예약해야 하고, 배송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남성이 지난 22일 단지 내부를 촬영한 사진에는 쌀, 야채 등 식량 배송을 호소하는 벽보도 확인됐다.
규제 강화로 손발을 빼앗긴 다수의 우한 주민들은 스마트폰을 활용, 식료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에 따르면 현지 슈퍼마켓 앱을 이용해 식료품 등을 주문할 경우, 빠르면 몇 시간 안에 물건을 구할 수 있다. 다만 구할 수 있는 품목은 고기, 야채 등으로 한정된다. 예를 들어 ‘당근, 배추, 나물 등 6종의 상자에 58위안’식으로 세트 판매밖에 선택권이 없다.
특히 일을 하지 못해 수입이 끊겨버리면서 이들의 절망은 배가 됐다. 이 남성은 우한 시내에서 식품 관련 직종에 근무했는데, 현재 실직을 우려하고 있다. 그는 “우한 봉쇄령 이후 근무를 할 수 없게 됐고, 급여 또한 받지 못하고 있다”며 “복직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사라진 상태”라고 말했다. 향후 기업 활동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다수의 사람들이 우한으로 돌아오지 않으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어느 업종이나 재개해도 이익을 창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량의 정리해고가 예상되며, 일부 도산하는 곳도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의료 종사자 및 시설도 여전히 절대적 부족 상태에 있으며, 학교도 문을 닫아 온라인 교육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날 중국중앙TV에 따르면 우한이 포함된 중국 후베이성에서는 지난 22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630명, 사망자가 96명 각각 늘었다. 후베이성의 신규 확진자는 나흘째 1000명 밑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중국 전체로 보면, 누적 확진자가 7만7000명에 육박하고 사망자가 2400여 명에 달해 피해는 여전히 심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