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낸 영국의 대표적 은행 HSBC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1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HSBC는 앞으로 3년간 전체 인력의 15%인 3만5000명을 감원한다고 이날 밝혔다. 또 1000억 달러(약 119조10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고 미국 지점의 30% 가량을 없앨 예정이다. 이 같은 구조조정 비용으로 2022년까지 72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란 추산이다.
노엘 퀸 HBSC 최고경영자(CEO) 대행은 “우리 회사 역사상 가장 과감한 구조개혁”이라면서 “상당한 수준의 인력 감원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조직 간소화와 디지털 추진 과정에서 추가 인력 감축과 비용 절감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SBC는 전 세계 저금리 추세와 장기화한 홍콩 시위 사태, 중국 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한 지난해 회사 세전 이익은 전년도 200억 달러에서 33% 급감한 133억 달러에 그쳤다.
올해 실적 전망도 불투명하다. 중국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국과 홍콩 경제가 직격탄을 맞아서다. HSBC는 이 사태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추가로 600억 달러 규모의 신용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럼에도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가 향후 HSBC 성장의 핵심축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이에 따라 HSBC는 앞으로 선택과 집중을 할 계획이다. 수익이 저조한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사업을 정리하고 아시아와 중동에 더 집중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투자은행을 과감히 축소하고 소매 금융에 힘을 싣는 반면 영국에서는 투자은행의 허브 지위를 계속 유지한다.
데이비드 매든 CMC마켓 애널리스트는 “구조개혁은 좋은 시도지만 수익성이 좋은 분야에 자본을 집중하려면 앞으로 1~2년간 비용 절감을 더 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HSBC 주가는 5.97% 하락한 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