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5’. 한국 증권시장에 상장된 종목 수입니다. 그러니 아침 9시, 장이 열리는 매 순간은 2225개의 이야기가 새로이 쓰이는 현장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어떤 기업은 실적이 좋아 싱글벙글하고, 또 다른 기업은 새 시장을 개척해 올해가 기대된다고 합니다. 반면 어떤 기업은 임상시험 실패, 오너리스크 같은 성장통을 겪기도 합니다.
상승했다 하강하고, 곤두박질치다가도 이내 솟구치는 그래프를 마치 ‘바이털 체크’하듯 뜯어보다 보면 어느새 집에 갈 시간.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점을 짚으며 여의도를 터덜터덜 나서던 발걸음을 모아보니 10개월이 훌쩍 지났습니다.
숫자가 모든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대변하는 세계는 가끔 차갑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살처분 당하고 있는 돼지들의 함성이 ‘돼지열병 수혜주’라는 이름으로 떠돌고, 유행하는 전염병의 병증과 진행 경과가 때로는 주가 상승 재료라는 이유로 환영받습니다. 별수가 없습니다. 기자는 이런 자본시장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포착해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간명하게 사회 단면을 보고 체감할 수 있다는 건 분명 증권부서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입니다. 한국 경제가 처한 현재 상황이 각 종목의 주가로 압축돼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피상적인 사실에 숫자를 입혀 기사로 만드는 작업이 아직 쉽지만은 않지만, 어려운 만큼 보람찬 것도 사실입니다.
가지각색 기업과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입니다. 전성기를 맞아 성장하는 기업부터 부푼 꿈을 안고 증시에 첫발을 내딛는 기업까지, 찾아갈 곳과 만날 사람은 무궁무진합니다.
2225개의 이야기를 함께 써 내려갈 14기 수습기자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공채 13기 노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