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관광, 자동차, 명품, 스마트폰 등 피해를 보고 있는 산업 영역도 전방위적이다. 한국 마스크 사재기에 이어 이번에는 인도네시아 마늘에 문제가 생겼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인도네시아 마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중국산 마늘 수입에 차질이 생겨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중국이 2018년 생산한 마늘량은 2200만t으로 전 세계 공급량의 약 80%를 차지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마늘 수입국이다. 연간 수입량이 50만t을 넘어선다. 그 중 90%가 중국산이다.
중국 의존도가 큰 만큼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마늘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마늘 가격이 1주일 만에 70% 가까이 뛰었다. 지난주 마늘 소매 가격은 ㎏당 8만 루피(약 132만 9000원)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인도네시아가 특히 마늘 가격에 민감한 데는 인도네시아 특유의 음식 문화와 관련이 있다. 인도네시아 식탁을 지배하는 매운 소스 ‘삼발’에서부터 전통음식 ‘나시고랭’에 이르기까지 인도 음식 대부분에 마늘이 들어간다. 인도네시아에서 마늘은 중국의 돼지고기 만큼 국민 음식이며 재료에 해당하는 셈이다.
마늘 가격 폭등에 민심이 들끓자 정부가 나섰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가격 안정화 조치로 마늘 보유분 20t을 풀고 ㎏당 3만 루피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또 소매가격이 5만 루피로 떨어질 때까지 공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마늘 재고가 한 달치 정도에 불과한 데다 현지 생산량이 연간 수요의 10% 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어서 마늘 파동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인도네시아 시장상인연합(IKAPPI)은 정부에 수입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압둘라 만수리 IKAPPI 회장은 “신종 코로나가 불안 심리를 부추기면서 가격이 급등했다”면서 “수입을 한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해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