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거둔 국내 은행들이 올해는 경영상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일 '2020년 은행산업의 경영환경과 주요 과제' 보고서에서 "2020년 국내 은행은 순이자마진 축소, 대출자산 성장 둔화, 규제준수 비용 상승, 경쟁 심화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글로벌 무역분쟁, 중동지역 긴장 고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글로벌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며 "국내경제의 저성장·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취약기업의 부실리스크가 증가하고 은행의 순이자마진도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규제환경 측면에서도 "부동산정책 등으로 가계대출이 억제돼 은행의 대출자산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며 "금리연계파생상품 판매 등으로 촉발된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와 관련한 금융소비자 보호 규제가 강화돼 비용 부담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환경 측면에서는 오픈뱅킹 확대, 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과 제3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은행 간 경쟁뿐만 아니라 은행과 비은행 금융기관, 은행과 기술기업과의 경쟁도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 성장성보다 이익 성장성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수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이 연구위원은 제언했다. 국내은행의 총이익 중 비이자이익의 비중은 12% 수준으로, 수익의 대부분을 이자이익에 의존하고 있다.
그는 "영업이익보다는 리스크를 고려한 수익률 제고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면서 "더불어 소비자 보호에 기반한 판매중심의 영업문화 정착으로 수수료 수익을 확대하고 향상된 서비스로 비이자수익을 얻는 수익성 제고형 경영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