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싱어의 엘리엇은 최근 소프트뱅크 지분을 25억 달러(약 2조9693억 원) 이상에 취득했다고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는 현재 시가총액을 감안하면 엘리엇의 소프트뱅크 보유 지분율은 약 3%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미 엘리엇은 지분을 매입하자마자 행동에 나선 상태다. 엘리엇 임원이 지난달 말 손정의 회장 이외에도 고토 요시미쓰 소프트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 비전펀드를 총괄하는 라지브 미스라 등을 만나 소프트뱅크의 투자 판단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또 관계자들에 따르면 엘리엣은 소프트뱅크 측에 자사주를 100억~200억 달러 매입할 것을 촉구했다. 엘리엇의 지분 확보 소식에 이날 오전 도쿄증시에서 소프트뱅크 주가는 8% 급등했다.
한 소식통은 “양사의 논의는 지금까지 협력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엘리엇은 행동주의 헤지펀드라는 명성에 걸맞게 타깃이 된 회사 주식을 인수하고 나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를 강도 높게 요구한다.
엘리엇 대변인은 “증시가 소프트뱅크 보유자산 포트폴리오 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소프트뱅크 경영진과 협조해 비공개로 대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엘리엇은 세계에서 가장 활동적인 행동주의 펀드다. 자산운용 총액은 380억 달러 이상이다. 미국 투자은행 라자드는 엘리엇이 지난해 구미와 아시아의 14개 투자 기업에 대해 경영전략 재검토 등을 강요했다며 1년간 제안 건수는 행동주의 펀드 중 세계 최대라고 분석했다. 엘리엇은 과거 우리나라와 아르헨티나 등 정부를 대상으로도 소송을 제기했다.
닛케이는 현재 엘리엇이 가장 많이 투자한 곳은 미국 통신 대기업 AT&T로, 현재 30억 달러를 쏟아 부은 상태라며 소프트뱅크는 AT&T에 이은 두 번째 대형 투자 안건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AT&T는 지난해 10월 엘리엇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주주환원 확대와 자산매각을 골자로 한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