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나흘째 랠리(국고채 10년물 기준)를 이어갔다. 장중 국고채 3년물은 1.2%대, 10년물은 1.52%대로 떨어지며 올들어 최저치를 보이기도 했다. 주택담보대출과 이자율스왑(IRS)시장의 준거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 금리도 연초 이후 재차 떨어졌다.
밤사이 제롬 파월 미국 연준(Fed) 의장이 신종 코로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미국채 금리부터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내시장에서는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대량 매수하면서 강세장을 이끌었다. 2월 국고채 발행계획(국발계) 발표를 앞두고 오후장 말미에는 돌연 강세폭을 크게 줄이는 모습도 보였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글로벌 금리 하락을 추종하며 원화채 금리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 기준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추가 강세에 대해서는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즉, 추가 강세를 위해서는 신종 코로나가 지표 부진으로 이어지거나,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이 서야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11조1000억원 규모로 확정된 2월 국발계 경쟁입찰 물량을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라고 봤다.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올들어 국채선물 장중 변동폭을 보면 3년 선물은 단 하루도 10틱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10년 선물도 28일 기록한 35틱이 최저였으며, 15거래일이 50틱(반빅) 이상이었다.
국고10년물은 2.9bp 내린 1.553%를, 국고20년물은 3.1bp 내려 1.581%를 보였다. 국고30년물과 50년물은 3.0bp씩 떨어져 각각 1.568%를 기록했다. 국고10년 물가채도 3.0bp 하락한 0.885%에 거래를 마쳤다.
CD91일물 금리는 3bp 하락한 1.43%에 고시됐다. 이는 이날 오전 우리은행이 3개월물 CD 2000억원어치를 1.43%에 발행한 때문이다. CD금리는 7일에도 우리은행 CD 발행에 3bp 하락한 바 있다.
한은 기준금리(1.25%)와 국고채간 금리차를 보면 3년물은 5.1bp, 10년물은 30.3bp로 좁혀졌다. 이는 모두 6일(각각 2.7bp, 29.1bp) 이후 최저치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전장과 같은 25.2bp를 보였다.
국고10년물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0.1bp 오른 66.8bp를 기록했다. 28일 61.5bp 이후 이틀째 상승세다.
미결제는 1965계약 증가한 29만5554계약이었다. 원월물 미결제 3계약을 합한 29만5557계약은 작년 11월13일 29만8539계약 이후 2개월보름만에 최대치다. 거래량도 1만6138계약 늘어난 13만8773계약을 보였다. 합산 회전율은 0.47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만5145계약을 순매수했다. 이는 2010년말 신국채선물 재상장이후 일별 역대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던 2017년 8월25일 2만9147계약 순매수 이후 2년5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수다.
반면, 금융투자는 1만1818계약 순매도로 대응했다. 이는 5거래일째 매도세로, 일별 순매도기록으로는 8일(1만5875계약 순매도) 이후 3주일만에 최대규모다.
3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14틱 상승한 131.69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10월16일 131.95 이후 3개월보름만에 최고치다. 장중 고점도 132.11을 보이며 역시 작년 10월17일 장중 기록한 132.14 이후 가장 높았다. 장중 저점은 131.56으로 장중변동폭은 55틱에 달했다.
미결제는 2179계약 줄어든 13만2314계약을 보인 반면, 거래량은 8404계약 증가한 7만9165계약을 나타냈다. 원월물 미결제 1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60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6019계약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3월27일 8599계약 순매수 이후 10개월만에 일별 최대순매수다. 반면 금융투자는 2982계약 순매도했다. 나흘연속 순매도세며 21일 4839계약 순매도 이후 가장 큰 폭의 매도세다.
외국인 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를 보면 3년선물은 16만2761계약으로 작년 10월17일 16만9001계약 순매수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10년선물은 1만6277계약으로 지난해 12월6일 1만6644계약 순매수 이후 최대치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저평 2틱을, 10선은 저평 1틱을 각각 기록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금융투가가 매수와 매도 각각 800계약씩을 보였다.
그는 또 “아직 바이러스 부담이 장을 압도하고 있다. 장중 변동성도 한동안 클 것 같다. 다만 출구 전략에 대해서도 서서히 탐색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장 영향으로 강세로 시작한 가운데 외인 선물 매수세로 10년은 가격기준 연중고점을 기록했다. 장마감후 발표될 2월 국발계 우려 때문인지 오후장 후반엔 장이 급하게 밀리기도 했다. 선물 기준 고점 이후 차익실현성 매도에 반빅 정도 급하게 밀리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이다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장중 3년물은 1.28%, 10년물은 1.52% 정도에서 저점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년물이 기준금리에 붙으려면 (금리인하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닌 듯 하다. 외인 선물매수가 기록적이긴 했지만 국내 기관은 차익실현쪽으로 대응하는 모습이었다. 예상외 재료로 연초 저점부근까지 와 있는 상황이다. 더 강해지려면 지금 상황이 지표와 연결되거나 금리인하 확신이 필요하다. 아직은 글로벌 금리를 추종하는 단계로 봐야할 듯 하다. 2월 국발계 발표 이후 30년물이 0.5bp 정도 약하게 거래되는 모습이어서 물량 소화 가능여부도 추가강세 여부를 좌우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