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의 매각 가능성에 업계가 큰 관심을 나타내는 가운데 매각이 아시아나 측에 이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8일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에어부산을 매각하는 게 이익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HDC현산이 인수한 아시아나항공은 저가항공사 2곳을 보유 중이다. 100%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달리 에어부산의 보유지분율은 44.2%에 불과하다. 에어부산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시절에도 아시아나항공과 영업전략을 공유하지 않는 독립경영 체제를 유지해왔다.
염 연구원은 “에어부산에 대한 투자를 아시아나항공이 직접 회수하기 어려운 구조라면 매각하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영증권은 에어부산의 4분기 영업적자가 2분기 비수기 적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액은 1530억 원, 영업적자 259억 원으로 내다봤다. 지리적으로 일본과 가깝고 지방 공항을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어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편에 해당하는 탓이다. 현금이 줄어드는 속도가 빨라 재무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큰 편이다.
염 연구원은 “HDC그룹이 저가 공세를 통한 영업 전략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며 “재무리스크가 불거지는 에어부산을 보유하기보다는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부산ㆍ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에어부산은 지난해 처음으로 인천공항 노선 취항에 성공했으며 올해에는 이를 다섯 개까지 늘린다.
업계에서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에어부산의 재매각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이어 에어부산까지 인수한다면 국내 항공사 ‘빅3’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 진에어가 인수한다면 국토교통부 제재로 인해 벌어진 제주항공과의 격차를 좁힐 기회다.
일각에서는 에어부산의 수익성과 성장성을 고려해 매각하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체제에서 증손회사가 인정받으려면 손자회사가 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에어부산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들고 공개매수로 지분 100%를 확보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에 HDC현산이 에어부산을 자회사로 격상하는 방법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