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증권사들이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인해 관련 채권 손실 금액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고 자산운용사들 역시 관련 채권 손실로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리먼브라더스의 네덜란드 자회사인 Lehman Brothers Treasury Co.B.V.가 발행하고 리먼이 보증한 신용연계채권(Credit Linke d Note)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유동화채권(ABS)에 1690억원을 투자해 45% 가량 평가손실을 입은 상황이고 굿모닝신한증권 역시 이 ABS를 1000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투자증권은 '트루프렌드제사차유동화전문회사'라는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리먼브라더스의 자회사가 발행한 신용연계채권(Credit Linked Note))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ABS 3000억원을 발행한 뒤 이를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매각했다. 이 중 한국투자증권이 1690억원 가량을 직접 보유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전날 리만브라더스의 네덜란드 자회사(LBTC)가 발행하고 리먼이 보증한 CLN을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 채권 1690억원(선순위 1670억원/후순위 2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바클레이즈가 리먼브러더스를 인수해 채무 변제에 대한 법률적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이라 리먼브라더스 관련 ABS의 피해가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시장의 우려처럼 1690억원 전부를 떼일 가능성은 희박하고 45% 평가손실 관련 공시 역시 최악의 상황을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역시 지난해 4월 한국투자증권의 SPC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ABS를 매입해 이를 기초자산으로 1030억원 규모의 ABCP를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이 ABS를 다시 3개월 단위로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유동화했지만 리먼브라더스가 지급보증한 CLN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향후 ABCP 역시 채무불이행 위험에 처해 향후 ABCP 발행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투자손실을 떠안을 처지에 내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관계자 역시 "발행주체인 리먼브러더스의 네덜란드 자회사와 파산신청을 한 리만홀딩스와의 연계성을 현재 파악 중"이라며 "채권,채무관계에서 회사가 보호받기 위한 다각적인 법률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기업평가와 한신정평가는 지난 17일 리먼브라더스가 파산 절차에 돌입함에 따라 '트루프렌드제사차유동화전문'회사가 발행한 총 3000억원 규모 ABS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CCC'인 투기등급으로 강등 조치했다.
'CCC' 등급은 해당 기업이 파산 위기에 처해 사실상 회수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경우에 부여하는 등급을 의미한다.
자산운용업계의 경우 리먼브라더스가 파산 보호 신청 절차에 돌입하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4000억원 이상 금액이 환매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전날까지 각 운용사들이 공시한 내용을 살펴보면 장외파생상품 발행사인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보호 신청으로 정상적인 환매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환매를 중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먼저 우리CS자산운용의 '우리2Star파생상품KH-3'이 176억원, '우리2Star파생상품'이 280억원씩 환매가 중단됐다.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기업은행-삼성중공업주가연계파생1'이 58억원, 삼성투신운용의 '삼성2Star2Y파생상품16-1'이 21억원, 마이에셋자산운용의 MY Dual Star파생상품D-1' 역시 46억원 환매가 중단됐다.
아이투자신탁운용도 아이러브평생직장채권2(1615억원), 아이러브팽생직장채권3(672억원), 아이러브평생직장채권5(974억원), 아이절세미인고수익고위험채권혼합15M-5(50억원) 등 채권형 펀드 8개가 동시에 환매 중단된 상황이며 총 금액은 3554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투신운용 관계자는 "해당 펀드가 투자한 채권의 지급보증한 리먼이 파산 신청에 돌입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신탁 재산의 분리 결정을 내렸다"며 "당장 환매가 중단됐더라도 자회사가 발행한 ABS에 대해 모회사가 보증한 형태이기 때문에 리먼이 파산하더라도 신탁 재산 분리를 통해 회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