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22일(현지시간)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신종 코로나) 확산과 원유 공급 과잉 우려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물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2.8%(1.64달러) 하락한 배럴당 56.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3월물 가격은 1.79달러(2.77%) 내린 배럴당 62.80달러로 마감했다.
국제에너지기구(EI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이날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100만 배럴 수준의 원유 초과 공급 상황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원유와 가스 등에서 막대한 공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 점이 최근 이란 등의 사건에도 유가가 오르지 않은 이유”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 여파로 인한 중국의 원유 수요 둔화 가능성도 유가 하락을 이끌었다. 중국 우한시는 항공 및 열차 등 운행을 금지하고,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한시적인 봉쇄령을 내렸다. 중국 최대 황금 연휴인 춘제를 앞두고 당국이 여행 제한 조치에 나설 경우 에너지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할 경우 하루 평균 26만 배럴의 원유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내전 상태인 리비아에서 원유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는 군사 충돌 발생 후 두 곳의 유전지역에서 선적되는 원유 계약에 대해 계약 불이행을 선포했다. 이 같은 조치가 신속하게 회복되지 않을 경우 리비아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평균 120만 배럴에서 7만2000배럴로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공급 차질 우려에도 전방위적인 초과 공급 우려 속에 유가의 하락세를 꺾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