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제조업 체감경기가 소폭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내수침체 장기화, 노동환경 변화, 미ㆍ중 무역분쟁, 환율 변동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2200여 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1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4분기보다 3포인트 상승한 75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2분기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기업경기전망지수가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며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미ㆍ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 소식도 있었지만, 기업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부담스럽고, 작년 수출이 10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하는 등 민간부문의 성장모멘텀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경제 흐름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2019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예측이 절반(49.3%)에 육박했다. ‘악화할 것’(40.7%)이란 답변이 ‘호전될 것’(10%)이란 답변보다 4배나 더 많았다.
기업들의 새해 투자도 움츠러들 것이라고 대한상의 측은 전망했다.
새해 사업운용 계획에 대해 ‘보수적’이라고 답한 기업이 72.2%로 ‘공격적’(27.8%)이라는 답변보다 많았다.
새해 기업경영을 위협할 대외리스크로는 ‘미ㆍ중 무역분쟁 등 보호무역주의’(57.1%), ‘환율ㆍ금리 변동성'(43.1%), ‘중국의 경제 성장세 둔화'(33%) 등을 꼽았다.
대내리스크는로는 ‘내수침체 장기화'(74%), ‘최저임금ㆍ주 52시간 등 고용환경 변화'(55.4%), ‘투자심리 위축'(26.5%) 등이 언급됐다.
지역별 체감경기는 세종(100)을 제외한 전 지역이 기준치를 밑돌았다.
특히, 자동차ㆍ부품, 기계 등 주력 업종이 밀집한 ‘대구'(64)와 ‘경북'(65), ‘경남'(66)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103), ‘제약'(100)만이 기준치를 웃돌았다. ‘철강'(68), ‘자동차·부품'(71), ‘기계'(75), ‘정유·석화'(75), ‘조선ㆍ부품'(91) 등 대부분 업종에서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누적되면서 기업의 불안 심리와 보수적 경영이 확산하는 등 민간의 경제활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며 “산업 곳곳에 자리한 기득권 장벽과 구시대적 법ㆍ제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등의 근본 대책을 통해 시장 역동성 회복에 물꼬를 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