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11년 연속 1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영화관, 공항 등 세계 명소에 사이니지를 공급한 결과 올해 하반기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했다.
31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글로벌 스마트 사이니지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수량 기준 점유율 27.1%를 달성하며 1위를 차지했다. 2, 3위를 기록한 LG전자(12.2%), NEC(6%)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대규모 사이니지를 잇따라 수주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뉴욕에 있는 원 타임스 스퀘어 건물 외벽 전광판을 삼성 스마트 LED(발광다이오드) 사이니지로 교체했다. 두 달 후에는 핀란드 헬싱키 반타 국제공항에 167㎡(353평)에 달하는 초대형 스마트 사이니지를 설치했다.
경쟁업체와 격차가 벌어지면서 삼성전자는 올해 사이니지 시장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11년 연속 선두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삼성이 오랜 기간 선두를 유지하는 것은 고객 맞춤별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공개된 세미아웃도어형 사이니지 ‘OMN 시리즈’는 세계 유명 쇼핑몰, 식당 등에 공급됐다. OMN 시리즈는 IP5X 등급의 방진 기능을 갖춰 어떤 날씨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다.
유명 영화관에는 오닉스 공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7년 처음 선보인 오닉스는 스스로 빛을 내는 LED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제품이다. 영사기와 비교했을 때 최대 10배 이상 밝다. 오닉스가 설치된 영화관만 전 세계를 통틀어 40곳이 넘는다.
삼성전자는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운다. 특히 QLED 8K 사이니지는 4000니트 밝기의 뛰어난 명암비를 자랑한다. 4K 사이니지와 비교했을 때 4배 이상 선명하다.
디스플레이 매체 AV 뉴스 매거진은 QLED 8K 사이니지에 대해 “제품에 적용된 인공지능 화질 엔진 ‘퀀텀 프로세서’가 매우 혁신적”이라며 “다양한 영상을 자동으로 8K 고화질로 변환시켜줘, 고객에게 실제 제품을 보는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고 호평했다.
업계 관계자는 “까다로운 기준을 만족시켜야 하는 B2B(사업자 간 거래) 시장에서 1등 자리를 10년 이상 유지하는 건 삼성의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다른 경쟁업체들과의 격차가 상당한 만큼, 당분간 삼성이 계속 선두를 질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