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3억 달러. 정부가 올해 목표했던 수출 60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12월 한 달간 내야 하는 성적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20일까지의 수출액은 304억 달러에 그친다. 앞으로 10일간 수출을 729억 달러 늘린다는 것은 실현 불가능하다. 정부의 목표는 헛구호가 됐다. 한국 수출은 6000억 달러는커녕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30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억2000만 달러) 감소했다. 조업일수(15.5일)를 고려하면 1일 평균 수출액은 5.1% 줄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1.7%를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단 한 번의 반등 없이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2015년 1월∼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줄어든 이후 최장기간 마이너스 행진이다. 특히 6월부터는 6개월째 두 자릿수 감소율이 계속됐다.
이에 따라 올해 수출은 2016년(-5.9%) 이후 3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에 빠질 것이 확실시된다. 2년 연속 6000억 달러 달성 목표는 이미 물 건너갔다. 특히 2009년(-13.9%)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달 1~10일까지 7.7% 증가하며 반등의 기회를 엿봤지만, 중순이 지나면서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품목별로는 반도체(-16.7%), 선박(-51.2%), 석유제품(-0.4%), 가전제품(-1.0%) 등이 감소하면서 수출 부진을 이끌었다. 반면 승용차(2.7%), 무선통신 기기(3.0%) 등의 수출은 늘었다.
수출국별로는 중국(5.3%), 일본(6.2%), 중동(46.8%) 등이 늘었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對)중 수출은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줄며 한국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미국(-3.4%)과 EU(-7.1%), 베트남(-6.1%) 등은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수출은 전월과 비교하면 8.1%(22억8000만 달러) 늘어 내년 초 플러스 전환을 기대하게 했다.
정부도 올해 6000억 달러 달성은 포기하고 내년 반등을 노리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선박·자동차·석유제품 등 수급 개선, 미·중 무역분쟁 완화 가능성, 기술적 반등 효과로 내년 1분기 수출은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