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과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공모펀드 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활성화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6일 현재 출시된 공모펀드는 총 4180개로 연초(4259개)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신규 설정된 펀드 규모는 9조3277억 원으로 전년 동기(14조5528억 원)와 비교하면 35.90% 줄었다. 무역협상 장기화와 경기침체, 반도체 수출규제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식형 공모 설정액이 73조2045억 원으로 1월보다 0.43% 줄었다. 이를 제외한 채권형 공모펀드는 38조4829억 원에서 46조2284억 원으로 20.12% 증가했고 △단기금융(41.93%) △부동산(38.56%) △파생형(5.49%) 펀드는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황 한국펀드평가사 연구원은 18일 “올해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및 연기,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 등의 여파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공모와 사모펀드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며 “부동산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모펀드 해지 규모도 크게 늘었다. 16일 기준 1조8866억 원 규모의 펀드가 해지되며 자금이 유출됐다. 연초(1조6876억 원)와 비교하면 자금 유출 규모가 11.79% 늘어난 셈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협회 등 업계 의견을 수렴해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 방안 마련을 하반기 내놓을 예정이었다. 세제 혜택을 제공하거나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시장 살리기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활성화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서 시장 위축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시장 친화적이지 않은 정책과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실 미국이나 유럽 증시는 20% 이상 상승했는데 유독 한국만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변에서 펀드로 돈 벌었다는 사람을 거의 찾을 수가 없는데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눈을 넓혀 장기적인 수익을 노리는 등 여러 홍보와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