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주일간 낭보가 잇따르면서 다우지수와 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날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범유럽 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도 이날 1.4% 오른 417.75로, 2015년 4월 이후 4년여 만에 사상 최고치 기록을 다시 세우는 등 글로벌 증시 랠리에 동참했다.
무역전쟁과 함께 그동안 세계 경제를 짓눌렀던 다른 불안 요소들도 잇따라 해결됐다. 집권 보수당의 승리로 끝난 영국의 총선 결과는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를 둘러싼 일부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미국 의회는 이날 1조3000억 달러(약 1514조 원) 규모의 2020회계연도 예산안에 합의해 내년 초 발생할 것으로 우려됐던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사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중단한다고 밝혀 글로벌 경제가 안정을 찾았음을 시사했다.
UBS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날 시장의 반응은 1단계 무역합의로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관세 부과가 정점에 도달한 후 줄어들면서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체감경기 개선과 투자 회복 등으로 증시가 추가 상승할 길이 열렸다”고 덧붙였다.
투자회사 레이먼드제임스의 스콧 브라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도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강 리스크는 (미·중 무역갈등이 절정에 달했던) 8월보다 훨씬 덜 심각해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지표가 호전되면서 중국 경제가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기대를 고조시켰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이날 발표한 지난달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6.2% 증가로, 10월의 4.7%와 시장 전망인 5.0%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도 전년보다 8.0% 증가했다. 이는 전월의 7.2%와 전문가 예상치 7.6%를 모두 웃도는 증가폭이다.
국가통계국의 지표 발표 이후 UBS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이전의 5.7%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지표도 긍정적이었다. IHS마킷이 집계한 미국의 12월 제조업·서비스업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2.2로, 전월의 52.0에서 오르고 5개월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제조업 부문이 여전히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서비스업의 견조한 성장세에 대한 기대가 전체 PMI 호조로 이어졌다고 IHS마킷은 설명했다. 올해 미국 경제는 2% 성장률로 향하고 있으며 IHS마킷은 내년 성장률이 2.2%로 더 높아질 것으로 낙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월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3%로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내년 성장률은 3.4%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WSJ는 보잉의 737맥스 항공기 생산 중단 결정과 미·중 2단계 무역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이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