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완수'를 공약한 보수당이 영국 조기 총선에서 압승하며 무역 불확실성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이 15일 발표한 '영국 조기 총선 결과 및 향후 브렉시트 논의 전망' 자료에 따르면 영국이 내년 말까지 예정된 '전환 기간(transition period)' 내에 유럽연합(EU)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지 못하면 노딜 브렉시트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2일 진행된 영국 조기 총선에서 보수당은 전체 650석 중 365석을 차지하며 압승했다. 보수당 출신 보리스 존슨 총리는 자신이 주도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승인되지 않자 의회 과반 확보로 안정적인 브렉시트를 추진하기 위해 조기 총선에 나섰다.
선거 기간 중 보수당은 브렉시트 완수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고, 지지층 결집에 성공하며 1987년 마거릿 대처 총리 이후 최대 승리를 거뒀다.
브렉시트에 대한 입장이 불분명했던 노동당은 국민건강서비스(NHS)를 주요 의제로 내세우며 보수당과 대립각을 세웠지만, 1935년 이후 최소 의석에 그치는 참패를 맞이했다.
존슨 총리는 안정적 과반의석을 기반으로 내년 1월 31일 이내에 브렉시트를 완료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선 전 보수당 후보 전원으로부터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동의한다는 서명을 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보수당의 이탈표 발생 가능성은 적은 상태다.
관건은 내년 12월 31일까지 예정된 전환 기간 안에 EU와 새로운 무역협정을 완료할 수 있을지다.
EU와 영국의 무역협정이 관세, 보조금, 경쟁 및 환경, 표준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된 포괄적 무역협정으로 진행된다면 11개월의 짧은 전환 기간 내에 협상을 타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EU 회원국 각각의 의회 비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28개 회원국 중 하나라도 반대하면 새 협정은 발효될 수 없다.
무역협회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새로운 무역협정이 체결되지 않으면, 글로벌 무역에 불확실성이 가중될 우려가 있으므로 기업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U와 영국의 무역협정이 완료되지 않은 채 전환 기간이 끝나면, 노딜 브렉시트 사태가 재현할 수 있으므로 관세와 통관, 인증제도 변화에 따른 기업의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한-영 FTA가 비준돼 한국기업의 관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통관 지연과 인증 표준 적용 혼란 등이 우려된다.
무역협회는 "브렉시트 전환 기간에 돌입한 뒤 진행될 한-영 FTA 업그레이드 협상에서 정부는 양국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