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융기관 종사자와 금융전문가들은 가장 큰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3반기째 미·중 무역분쟁을 꼽았다. 국내 경기둔화는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1년 이내 현재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 자료에 따르면 올 하반기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미·중 무역분쟁(74%)을 꼽았다. 이는 2018년 하반기 81%를 시작으로 올 상반기 67%에 이어 3반기연속 1위를 차지한 것이다.
2위는 국내 경기 둔화(52%)로 역시 2018년 하반기부터 3반기째 2위를 기록했다(2018년 하반기 67%, 2019년 상반기 66%). 글로벌 경기둔화(40%)와 중국 금융·경제 불안(39%)은 새롭게 상위 5개 리스크에 포함됐다. 수출 감소 등 기업실적 부진과 부동산시장 불확실성(각각 37%)은 상위 5개 요인에서 제외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1년 이내 단기에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현재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다는 응답비율이 절반이 넘는 53%(매우 낮음 14.1%, 낮음 39.1%)를 차지했다. 반면 높다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이는 직전 조사(4%)와 비교해서는 크게 증가한 것이나, 2018년 하반기(29%)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1~3년 중기에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현재화될 가능성도 소폭 낮아졌다. 높다는 응답비율이 지난 조사(34%) 대비 하락(26%)한 가운데, 낮다는 응답은 상승(24%→28%)했다.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향후 3년간 신뢰도 역시 지난 서베이보다 상승했다. 안정성이 높다는 응답비율은 상승(50%→55%)한 반면, 보통(44%→41%)과 낮다(6%→4%)는 비율은 하락했다.
임호성 한은 금융안정정보반장은 “소규모 개방경제국가이다 보니 내적 요인보다는 해외 요인이 시스템 리스크에 더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밖에도 저금리, 핀테크 확산 등 금융환경 변화, 가계 및 기업부채 등 구조적문제와 수출감소, 취약기업의 신용리스크 증대, 한일 무역갈등을 지적하는 응답도 일부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국내외 금융기관 경영전략 및 리스크 담당 부서장 등 임직원과 금융·경제관련 협회 직원 및 대학교수 등 주요 금융전문가, 해외 금융기관 한국투자 담당자 92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기간은 11월 13일부터 11월 29일까지로 이메일과 면담 방식 조사를 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