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최근 오비맥주를 상대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번 조사대상에는 국내 수제맥주회사인 더핸드앤드몰트도 포함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더핸드앤드몰트는 오비맥주가 지난해 4월 자회사 제트엑스벤처스를 통해 인수한 기업이다.
주류업계와 사정기관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26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 약 140여 명을 동원, 강남에 소재한 오비맥주 본사와 물류센터, 공장 등에 사전예고 없이 투입해 세무조사에 필요한 관련 자료를 예치했다.
또한 국세청은 같은 날 서울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을 동원, 남양주에 소재한 더핸드앤드몰트 본사에도 파견‧자료를 예치하는 등 오비맥주와 자회사를 상대로 한 심층(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는 내년 2월까지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가 어떤 배경으로 이뤄졌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서울국세청 조사4국 조사 특성을 감안할 때 비자금 조성 혐의 또는 탈세 혐의와 무관하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의 경우 여느 지방국세청 조사국과 달리 비자금 조성 의혹과 탈세 혐의 등이 포착된 경우 조사에 나서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역외탈세 혐의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달 21일을 전후해 조세회피와 역외탈세 혐의를 받는 기업 60곳과 개인 111명을 상대로 ‘고강도’ 세무조사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수일간의 시차는 있지만, 오비맥주가 외국계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국제거래조사국이 아닌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 조사에 나선 점 등은 이를(역외탈세 혐의) 뒷받침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벨기에 맥주회사인 AB인베브가 100% 지분을 가진 외국계 회사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국세청이 오비맥주와 함께 더핸드앤드몰트를 상대로 진행하고 있는 세무조사뿐만 아니라 향후 조사 결과에도 적잖은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 측은 관련 세무조사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더핸드앤드몰트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 여부는 알 수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반면 국세청 관계자는 “개별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관련 정보는 알려 줄 수는 없지만, 외국계 회사에 대한 세무조사는 통상 국제거래조사국에서 진행한다”며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 조사에 나섰다면 비자금 조성 의혹과 역외탈세 혐의 등은 배제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한편 오비맥주는 2016년 이후 최근 3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오비맥주는 2016년 매출 1조5453억 원, 영업이익 3723억 원(영업이익률 24.1%)을 기록한 데 이어 2017년에는 매출 1조6635억 원, 영업이익 4940억 원(영업이익률은 29.7%)이고, 작년에는 매출 1조6981억 원, 영업이익 5145억 원(영업이익률 30.3%)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