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무차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전략까지 들고 나오자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 철회를 요구하며 “국회법 절차에 따라 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과 정치세력이 연합해 국회를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정상화하는 방안은 얼마든지 열려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으로 ‘살라미 전술’이 거론된다. 정기국회 종료 후 2∼3일 회기의 임시국회를 연속적으로 열어 패스트트랙 법안과 민생 법안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한국당이 필리버스터에 나서더라도 정기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10일 0시에는 필리버스터가 자동 종료되며, 다음날 임시국회를 열면 필리버스터 없이 바로 표결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살리미 전술’의 전제조건은 예산안·패스트트랙·민생법안 가결을 위한 과반 의석수를 완벽하게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민주당은 이날 오후 ‘4+1’ 협의체 비공개회의를 시작으로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이 정치적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쟁점을 조율하기 시작했다. 이들 정당은 이번 주 내내 물밑협상을 가동할 계획이다.
다른 야당도 ‘4+1 공조’ 구축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상무위원회에서 “예산과 개혁, 민생 완수를 위한 ‘4+1’ 비상공동행동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 저는 ‘4+1’ 대표자 비상회동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평화당 박주현 최고위원 또한 최고위에서 “이제 한국당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며 “20대 국회를 여야 4당의 굳건한 공조를 통해 개혁으로 마무리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