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는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이틀간 총 116억 달러(약 13조6880억원)규모의 ‘폭풍 쇼핑’이 이뤄진 반면, 이 기간 오프라인 소매 유통 매출은 오히려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긴 줄로 대변되던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소비 풍경이 눈에 띄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어도비의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애널리틱스’는 블랙프라이데이였던 전날 미국 내 온라인 쇼핑 규모가 74억 달러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1인 당 평균 쇼핑 금액도 전년 대비 6%가량 늘어난 168달러로 집계되면서, 역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블랙프라이데이 하루 전인 추수감사절에도 온라인에서는 역대급 쇼핑이 이뤄졌다. 미국 소비자들은 지난달 28일 온라인 상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 늘어난 42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수감사절 온라인 매출이 4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온라인 쇼핑 열기는 이번 주말과 월요일인 사이버먼데이(2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도비애널리틱스는 사이버먼데이 온라인 매출이 전년보다 18.9% 늘어난 94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연말 쇼핑시즌의 전체 온라인 매출 규모는 1437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쇼핑 시즌은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를 시작으로 12월 말인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한 달가량 이어진다.
이번 쇼핑 시즌에 미국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끈 품목들로는 디즈니애니메이션 ‘겨울왕국2’(FrozenⅡ) 인형, ‘FIFA 20(피파 20)’, ‘Madden 20(매든 20)’ 등 같은 비디오 게임, 애플의 에어팟, 삼성전자의 TV 등이 있다고 미국 CNBC방송은 설명했다.
반면 온라인 쇼핑의 위세가 강해지면서 미국 내 오프라인 소매유통 매출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소매유통 컨설팅업체 쇼퍼트랙에 따르면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미국 내 오프라인 소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감소했다. 추수감사절 오프라인 매출은 지난해보다 2.3% 늘었으나,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를 묶은 이틀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특히 대형 백화점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로 유명한 메이시스 백화점을 비롯해 콜스 등 백화점 체인 매출이 25% 넘게 감소했다. 오프라인 신발매장 풋로커의 매출도 25% 이상 줄어들었다.
미국인들의 소비 패턴이 긴 줄을 서는 대신, 손가락 하나로 클릭하는 온라인 쇼핑으로 옮겨감에 따라 전통적인 소매업체들도 올해 연말 쇼핑 시즌이라는 대목을 앞두고 온라인 판매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와 오프라인 유통 공룡 월마트 등은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온라인 판매 및 배송 체제를 대폭 강화했다. 이에 힘입어 코스트코 홈페이지는 추수감사절 당일 고객 접속이 몰리면서 한때 다운되기도 했다.
쇼퍼트랙 애널리스트인 브라이언 필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블랙프라이데이는 확고한 최대 쇼핑 데이로 자리 잡았다”며 “다만 이제 쇼핑에 (오프라인) 외길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