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S-OIL)이 임직원 평가의 척도가 되는 ‘핵심성과지표(KPI)’ 재수립에 나섰다.
최근 환경 규제 강화, 주요 시장 참여자 구도 변화 등 글로벌 석유시장의 변화에서 에쓰오일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전사 차원의 KPI 개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에쓰오일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현재 기업 차원의 KPI 수립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열린 임원 워크숍에서 전사 KPI 수립과 관련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워크숍에서는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인 베인앤드컴퍼니가 전사 KPI 세트를 제안했고 임원들이 제안 항목을 상세히 살펴 보완점과 강조점을 도출했다.
KPI는 쉽게 말하면 인사평가에 적용되는 지표이지만, 성과를 단순히 점수로 매기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중심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를 통해 객관적 업적 평가와 공정한 보상을 가능하게 한다.
에쓰오일은 2008년 기업성과관리(EPM) 솔루션을 도입해 경영진과 직원이 모두 접근할 수 있는 KPI를 고도화한 바 있다. 당시 에쓰오일은 정유업계 특성을 고려해 공장, 마케팅, 재무, 기획 등 4개 분야로 KPI를 분류해 세부적으로 7000여 개의 지표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에쓰오일이 ‘고객 만족 실현’이라는 목표를 설정하면 고객센터·홈페이지·ARS·SNS 등 다양한 채널로 접수된 ‘고객의 소리(VOC)’를 유형별로 처리 기준 소요시간을 정하고, 이를 얼마나 신속하게 처리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 KPI인 셈이다.
에쓰오일이 KPI 수립에 나선 것은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기업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생존의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2013년에도 정유업계의 환경 변화에 따라 대대적 KPI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전사 KPI 수립에 앞서 에쓰오일의 의뢰에 따라 베인앤드컴퍼니은 에쓰오일의 SWOT(강점·약점·기회·위협 요인) 분석하고 사우디아람코와의 전략적 협업과 임직원들의 역량 최대치 발휘를 강점으로 꼽았다. 반면 원유 다각화 인프라와 관련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기업문화가 다소 경직된 것으로 나타나 취약점으로 꼽혔다.
또 에쓰오일이 사업환경의 급변속에서 중대한 기회와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평가했다. 외부 기회요인은 내년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유 황 함량 규제 강화, 기업경영의 이익과 가치 창출 과정에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요구하는 디지털 변환(Digital Transformation) 등이 제시됐다.
위협요인으로는 전기차 보급과 모빌리티서비스(MaaS) 확대, 산유국과 수요국의 대규모 정유·석유화학 복합설비 증설 등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재수립되는 KPI는 글로벌 석유시장의 판도 변화 속에서 에쓰오일이 강점을 최대한 부각하고, 취약점을 개선하는 식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KPI 수립 과정을 진행 중이라서 방향성 등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