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ANZ)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외환 대신 다른 형태의 자산으로 ‘그림자 외환보유고’를 구축해 달러 의존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려 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이미 대안투자(Alternative Investment)를 중심으로 신중하게 해외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수년간 중국의 대안투자가 늘어났는데 그 중 상당수는 국영기업과 은행 등이 거느린 투자 자회사나 다른 나라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펀드 등을 통해 투자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투자에는 거대한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한 중국 국영은행의 대출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대안투자는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자산 대신 새로운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그 대상은 부동산에서 곡물, 금, 파생상품과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ANZ는 “중국 외환보유고를 관리하는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싱가포르와 영국 런던, 미국 뉴욕, 홍콩에 투자 자회사를 각각 두고 현지 주식에 투자하고 있으며 중국-아프리카개발펀드 등으로 전 세계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그림자 외환보유고’로 불릴 수 있는 이런 해외투자 규모는 올해 6월 기준 1조8600억 달러(약 2169조 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현재 중국 외환보유고가 약 3조1000억 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그림자 외환보유고가 공식 외환보유고의 절반에 이르는 셈이다.
시라즈 알리 AJ캐피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SAFE는 현재 외환보유고 관리에 있어서 고위험 회피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며 “다각화가 외환보유고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NZ에 따르면 중국 공식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은 6월 기준 약 59%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 미국 국채 보유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중국은 지난 6월 일본에 세계 최대 미국 국채 보유국 지위를 넘겨주게 됐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는 지난해 정점에 이르고 나서 14개월간 약 880억 달러 감소했다.
동시에 중국은 금 매입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금 보유고는 지난달에 1957.5t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