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치명적이고 전염성이 높은 흑사병 환자가 2명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네이멍구자치구에서 발병한 환자 2명이 전날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병원에서 흑사병으로 알려진 ‘선페스트’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이날 네이멍구자치구의 시린궈러맹(錫林郭勒盟)에서 환자 2명이 지난 3일 베이징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검사 결과 흑사병이라는 확진이 전날 나왔다고 전했다.
이들 환자는 베이징 병원으로 옮겨지고 나서 혹시 모를 전염을 피하고자 음압병동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측은 “공황에 빠질 필요는 없다”며 “현재 모든 것이 통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소재 중국어 위성방송인 NTD TV는 환자들이 이미 베이징 차오양구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이며 네이멍구 지방당국이 최근 흑사병을 옮기는 설치류 박멸 작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중국 보건당국이 전염을 위한 조치를 이미 취한 상태라고 밝혔지만 중국에서 흑사병 확산 공포가 온라인을 통해 번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중국 정부는 전날 뉴스포털 등에 흑사병 뉴스와 관련된 온라인 토론을 차단하고 통제할 것을 지시했다.
여전히 중국 네티즌들은 당국이 이번 흑사병 발발 소식을 늦게 공개한 것에 대해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웨이보에 “흑사병이 가장 무서운 것이 아니다”라며 “더욱 두려운 것은 정보가 공표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웨이보 사용자는 정부가 네이멍구에서 베이징까지 환자를 어떻게 이송했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일 환자들이 스스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베이징까지 왔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감염됐을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흑사병 발병이 현대 들어서는 흔치 않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 정부 기록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중국에서 6명이 흑사병으로 사망했으며 가장 최근 발병 사례는 올해 초 보고됐다.
아프리카 마다카스카르에서는 2012년 흑사병으로 총 256명이 발병해 그 중 60명이 사망했으며 2017년에도 24명이 숨을 거뒀다.
14세기 중세 유럽에서는 흑사병으로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서 3분의 1로 추정되는 250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흑사병이 불치의 병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증상이 나타나고 나서 24시간 내에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높은 회복률을 보인다고 밝혔다.